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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과 합의 이끌어낸 한정애, "백기투항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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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과 합의 이끌어낸 한정애, "백기투항 아니다"

입력
2020.09.05 14:26
수정
2020.09.0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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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일각 '백기투항' 지적에
한정애 정책위의장 "끈기를 가지고 소통, 추진할 것"?
홍준표 의원은 "의료진이 좌파 굴복시켰다" 평가

한정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에 사인 후 주먹을 맞대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정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에 사인 후 주먹을 맞대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정부 여당과 대한의사협회가 타결한 합의가 여당의 ‘백기투항’이라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5일 밝혔다.

한 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백기투항이냐고 문자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썼다. 그는 “다만, 국민에ㆍ아픈환자들에 백기투항이라면 맞다”고 덧붙였다. 한 의장은 최대집 의협 회장과의 밤샘 협상 끝에 전날 ‘공공의료 확충 정책의 원점 재논의’ 등 내용을 담은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의협에서도 파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합의안을 두고 평가가 엇갈렸다. 강 대 강 대치를 봉합하고, 의료진을 의료 현장으로 되돌아오게 했다는 긍정적 시각이 전반적이나, 추진 중이던 정책에서 한발 물러나며 ‘백기투항’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간호사 출신인 이수진(비례대표) 민주당 의원은 협상 직후 페이스북에 “이번 합의안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지역의사제 도입을 의사들의 진료 복귀와 맞바꾼 것일 뿐”이라고 지적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의원은 “힘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힘을 무기로 국민을 협박할 때, 과연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느 ‘원점’에 서 있어야 하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소수 권력 집단의 이익이 아닌 전체 국민을 위한 의료공공성 강화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도 이러한 시각이 제기됐다. 정의당은 전날 논평을 통해 “중차대한 국가적인 의제를 의사들의 이기적인 집단행동에 맞닥뜨리자 물려버리고 말았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좌파 정권의 패악을 최초로 굴복시킨 것은 야당이 아닌 바로 여러분”이라며 의료진을 추켜세웠다. 홍 의원은 의료진을 향해 “여러분들이 아니었으면 의료개악이 지난번 부동산 정책 개악처럼 무대포로 국회를 통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공의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합의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의협이 정부와 여당에 밀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의장은 “저희는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의료서비스 지역불균형해소ㆍ필수의료 강화ㆍ공공의료 확충의 원칙을 지키며, 끈기를 가지고 소통, 협의하며 추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한의사협회와의 정책협약을 이행하기 위한 정책ㆍ제도개선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정부ㆍ여당과 의료계에 모두 혼란의 책임을 지라고 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부와 여당을 향해 “코로나19 전쟁의 시기에 2년이나 서랍 속에 묵혀둔 이번 사안을 불쑥 꺼내서 사태 최전선에 선 의료진과 내전을 벌였다”며 ‘석고대죄’를 요구했다. 의협을 향해서는 “앞으로 국민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단체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며 “의사는 공무원도 국가의 동원자산도 아니지만 왜 많은 국민이 의사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존칭하는지 돌아보라”고 했다.

양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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