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주인·직원 식사도 영업정지…"과하다" "필요하다" 분분

영업 종료 후 매장서 저녁 먹다 적발…영업정지 2주
"융통성 없다" 비판 나와…"예외 두면 안 돼" 반론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손님이 없는 식당에서 주인과 직원이 오후 9시 이후 저녁식사를 했다는 이유로도 방역당국이 영업정지 처분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4일 온라인상에서는 과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과 필요한 조치라는 여론이 갈리고 있다.

이날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의 한 식당에서 지난달 31일 사장과 종업원 등 3명이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마치고 식사를 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되면서 2일 2주간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 일반·휴게음식점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6일까지 오후 9시 이후에는 포장·배달 영업만 하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오후 9시 이후 음식점에서 직원을 포함해 2인 이상의 매장내 취식을 금지하는 것 또한 이번 지침에 포함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주들은 사전에 이같은 사항에 대해서는 제대로 통보받지 못 해 날벼락을 맞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각 업소에 전달한 '방역수칙 준수 의무화 대상시설 지정(집합제한조치) 안내' 핵심방역수칙 중 사업주 책임자의 의무에는 "21시까지만 정상 영업 가능, 21시부터 익일 5시까지는 음식 포장·배달만 허용", "사업주·종사자 마스크 착용, 음식 섭취시에는 제외" 등의 내용이 언급돼있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배포한 방역수칙 준수 의무화 대상시설 지정(집합제한조치) 안내 자료

한국외식업중앙회의 한 지회 관계자는 "오후 9시 이후 매장 영업만 금지하는 것으로만 받아들였는데 업장 내에서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안 된다는 취지더라"며 "지침에 명확히 나와있지 않아 추후에 따로 확인을 하고서야 알았다"고 당혹을 금치 못 했다. 당국에서도 상황이 긴박해 공지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유감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면서 "영업행위도 아니고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업주와 근로자 밥은 먹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아****), "잣대가 융통성이 없다"(ni****), "영업장이 집이어서 식당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뀨****),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 9시까지 영업으로 제한되면서 식사할 시간도 없이 일했을텐데 영업정지로 돌아오다니 안타깝다"(kt****) 등 과도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손님을 받아놓고도 사업주와 근로자, 지인이라는 식으로 숨겨도 적발할 방법이 없지 않나"(야****), "음식을 먹을 때가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하니 금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설****), "예외를 허용하기 시작하면 허점이 생기니 엄격히 지키는 게 맞다"(jh****), "코로나19는 융통성 있게 처리해서 잡을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미****) 등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6일까지로 예정했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지침을 한 주 더 연장해 13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고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발표했다. 전국에 시행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또한 2주간 연장, 오는 20일까지로 기한이 늘어났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