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만명에 달한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10.39%)이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 치료ㆍ관리에만 18조9,000억원이 든다. 유래 없이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65세 인구 비율이 전체의 20% 이상ㆍ2025년 진입 예상)를 향해 치닫는 만큼 앞으로 치매환자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 현 추세라면 치매환자는 2030년에 127만명, 2050년에는 271만명까지 급증하게 된다.
그러나 묵인희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서울대 의대 교수)이 바라보는 현실은 이보다 더 잿빛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노인들의 사회적 활동이 사실상 단절되면서 치매 환자는 중증도가 높아지고, 정상이던 노인마저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며 “예상속도보다 더 빨리 치매환자가 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는 21일 ‘치매극복의 날’을 앞두고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비대면 예방 프로그램 개발 등 치매 환자가 폭증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묵 단장은 “치매 연구는 전 세계가 같은 출발선에 서 있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로 선도 기술을 확보하면 매우 큰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난달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을 출범시키고, 2028년까지 1,987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은 △치매 원인규명ㆍ발병기전 연구 △치매 예측ㆍ진단기술 확보 △치매 원인치료제 개발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현재 치매 조기 발견을 위해선 뇌척수액 검사나 치매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 안에 얼마나 쌓여 있는지 보는 아밀로이드 펫(PET) 영상이 주로 쓰인다. PET 영상은 촬영하는데 200만원이 들 정도로 비용이 비싸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과정에 있는 후보물질이 있지만 아직까지 치매 원인치료제도 전무하다. 원인치료제는 일시적인 증상완화에 초점을 맞춘 기존 치매치료제와 달리, 베타아밀로이드 등 치매원인을 표적으로 삼는 치료제를 말한다.
묵 단장은 “치매 연구는 위험부담이 큰 만큼 공공이 나서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혈액이나 소변, 머리카락으로도 치매 조기 검진을 하고 새로운 원인치료 후보물질 발굴 등 핵심기술 확보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후보물질 100개 중 4.1%가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다른 질병과 달리 치매는 그 비율이 0.5%에 불과하다. “치료제 개발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떠안게 될 부담이 커 민간에선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구단의 목표는 치매 발병을 5년 지연시켜 연간 치매 환자 증가 속도를 절반으로 낮추는 것이다. 묵 단장은 “이렇게 될 경우 2030년 치매환자 수는 105만명으로 현 추세 전망치보다 약 22만명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치매는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1위이자, 환자 개인ㆍ가족ㆍ국가가 모두 짐을 떠안는 사회적 질병”이라며 “치매가 더 이상 난치병이 아닐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