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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울고 웃는 이낙연...60% 압승도 코로나 영향?

입력
2020.09.05 11: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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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당기전달식에서 김영주 전국대의원대회 의장에게 당기를 전달 받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당기전달식에서 김영주 전국대의원대회 의장에게 당기를 전달 받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어 갈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지난달 29일 열렸다. 이날 전대를 통해 당 대표와 5명의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집권 여당의 새 대표를 뽑는 행사라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때문에 선거 운동에 많은 제약이 뒤따랐다. 이낙연 의원이 선거 기간 도중 코로나19 때문에 2주간의 자가 격리에 들어갔던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 사이 국회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본청과 의원회관 등 일부 건물이 폐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천신만고 끝에 민주당은 전대를 마치고 이낙연 체제를 출범시켰다. 이낙연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일단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안팎의 얘기와 이낙연 체제의 향후 전망 등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일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 민주당 전당대회가 지난달 29일 열렸는데요. 우선 구체적인 결과가 궁금하네요.

연두 담쟁이(담쟁이)= 이낙연 대표의 압승이었죠. 득표율 60.77%는 3자구도에서 나오긴 쉽지 않은 숫자에요. 근래 장악력이 높았던 당 대표들을 떠올려 보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있잖아요. 두 사람의 당 대표 경선 득표율은 각각 53.9%, 42.8%였어요. 이런 ‘몰표’가 쏠린 이유를 보는 눈은 다양해요. 공통적으로는 코로나19 위기감이 크다 보니 ‘이낙연의 안정적 리더십’이 큰 호소력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있어요. 당내에서는 다른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워낙 치고 올라오니, 이에 대한 견제심리가 발동했다는 분석도 나왔죠.

둔치 피톤치드(피톤치드)= 최고위원에는 김종민 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노웅래ㆍ신동근ㆍ양향자 의원 순으로 당선됐어요. 득표율 19.88%의 김종민 최고위원이 1위에 올랐는데, 특히 권리당원들로부터 25.47%라는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조국 전 법무장관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던 대표적인 친문 인사입니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검찰개혁에 힘을 실어 온 강성 친문 인사로 분류됩니다. 중도ㆍ비주류로 분류되는 노웅래 최고위원은 4선으로서의 인지도가 당선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여성 최고위원 1명은 반드시 당선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미 선출이 확정된 상태였지만, 5위를 기록해 자력으로 지도부에 입성했습니다. 특히 염태영 최고위원은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선 처음으로 최고위원이 된 ‘풀뿌리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어요.

돌아봐= 당권도전에 나선 김부겸 전 의원과 박주민 의원의 성적표는 어땠나요.

영등포 청정수(청정수)= 김 전 의원이 21.37%를 득표해 17.85%를 얻은 박 의원을 앞섰지만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박 의원이 후보등록 마감 직전에 뛰어든 후발주자인 데다, 선수나 정치 경력 모두 김 전 의원보다 짧은 데도 2,3위간 격차가 별로 벌어지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죠.

피톤치드= 그래서인지 2위를 한 김 전 의원 측보다는 3위를 한 박 의원 측 분위기가 더 좋았습니다. 3위와 득표율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던 김 전 의원을 두고는 "대선 주자급 정치인으로서는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거죠. 반대로 박 의원에 대해서는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체급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고요. 다만 이낙연 대표의 임기를 고려할 때 김 전 의원이 차기 당권 도전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김부겸(오른쪽 다섯번째) 전 의원과 박주민(왼쪽 다섯번째) 의원 및최고위원 출마자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김부겸(오른쪽 다섯번째) 전 의원과 박주민(왼쪽 다섯번째) 의원 및최고위원 출마자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돌아봐= 전당대회 당일 분위기는 코로나19 여파로 예전과 많이 달랐죠.

청정수= 코로나19 확산 탓에 최소한의 인원만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모여서 전당대회를 진행했습니다. 후보들의 연설은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됐고요. 당원들이 직접 지켜보고 호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연설하는 후보들도, 지켜보는 당원들도 모두 비교적 차분한 상태로 임할 수밖에 없었죠. 이낙연 대표가 코로나19 확진자와 간접 접촉해 자가격리를 하는 중이라 대표직 수락 연설도 집에서 영상으로 중계됐습니다.

돌아봐= 이낙연 대표의 취임 일성은 무엇이었나요.

담쟁이= 일성을 꼽으라면 무엇보다 “우리의 목적, 그것은 승리”가 될 것 같아요. 윈스턴 처칠을 인용한 말인데,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어요. 이 신임 대표는 이날 자가격리 상태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수락연설을 했는데요. 우선 방역 강화로 한산해진 거리 풍경을 전하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어요. “실업자는 늘고 여러분의 삶은 더 고달파질 것”이라고 말하다 흐느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그러면서 국민의 5대 명령을 꼭 받들겠다고 약속합니다. △코로나 전쟁 승리 △민생 수호 △미래 준비 △통합의 정치 △혁신 가속화 등이에요.

돌아봐= 이낙연 대표가 취임 후 지명직 최고위원 등 첫 인사를 했는데 특징이 있었다고요.

여의도 거북이(거북이)= 이낙연호(號) 당직 인선 성격은 ‘탕평ㆍ청년ㆍ여성’으로 요약돼요. 지역 안배 등을 신경 쓴 모습이 눈에 띄고요. 무엇보다 청년ㆍ여성의 전진배치에 힘을 준 거죠. 특히 박성민 최고위원 지명이 그 대표적 조치였죠. 박 최고위원은 24세ㆍ대학생ㆍ여성이면서 청년대변인 활동을 통해 당무에도 밝은 편이에요. 이 대표는 이 인사에 대해 직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청년과 여성이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제도화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죠.

피톤치드= 박성민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역대 최연소 최고위원이라는 점에서도 화제죠. 1996년생으로 현재 대학생 신분인 박 최고위원을 통해 젠더, 청년 문제에 더 긴밀하게 대응하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에 박 최고위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명 의사를 전하고, “잘 해달라”는 격려를 했다고 합니다. 박 최고위원은 한국일보에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힘쓰겠지만, 청년과 젠더 이슈에만 의견을 내야 한다는 프레임에는 갇히지 않겠다”는 일성을 밝혔습니다.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을 예방,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을 예방,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돌아봐= 이낙연 대표가 야당 대표들을 찾았죠. 어떤 모습이었나요.

소통관 펀쿨섹좌= 뭐니뭐니해도 저는 이낙연 대표의 깍듯한 '폴더인사'가 눈에 띄었어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론 80대 고령인 것도 이유가 됐겠지만, 당 대표간 상견례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었거든요. 알고보니 두 대표가 옛날부터 인연이 있었어요. 1980년대 신문기자로 일했던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을 취재원으로 관계를 맺었다고 해요. 이 대표는 라디오인터뷰에서 "전두환 정부가 금융실명제를 한다고 했을 때, 제가 실명제를 연기할 것 같다는 보도를 특종했었는데 출처가 당시 김종인 의원이었다"고 인연을 밝히기도 했죠.

야반도주= 정말 편한 범여권 야당인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이 대표 회동에서는 “동지”(이낙연) “큰 바다에서 만나자”(최강욱)는 말이 오갔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반면 20대 국회 때까지 같은 범여권으로 분류됐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차별금지법 동참을 요청하는 심 대표에게 이 대표가 확실한 답을 하지 못하면서 약간의 어색함도 흘렀습니다.

돌아봐= 이낙연 대표가 취임하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여권 내 대선주자 경쟁도 더 가속화할 듯 한데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거북이= 무엇보다 가장 달라진 점이 있어요. 시종 신중했던 이 대표가 자신의 목소리를 더 분명히 낼 계기가 늘었다는 거에요.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입장을 의식해 늘 자신의 입장 표명에 신중했던 편이었거든요. 책임질 수 있는 위치가 아닌데도 공식 의견을 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평소 성정이 묻어난 태도였죠. 하지만 정식으로 당을 이끄는 지휘봉을 쥔 만큼 더 빠르고, 분명하게 각 사안에 대해 입장을 내고 돌파구를 만들어갈 일이 늘어날 수 밖에 없게 됐어요. 달라진 이낙연과 원조 사이다 이재명의 행보와 여론 추이에 당분간 관심은 더 늘어나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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