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 베란다 창문 깨지면서 과다 출혈 숨져?
원전 가동 중단, 강풍에 차량 넘어지기도
태풍 ‘마이삭’이 강타한 부산에서는 1명이 사망하고, 원전 가동이 중단되는 등 인명과 시설 피해가 속출했다. 4만 가구가 정전됐고, 주차된 차량이 강풍에 넘어지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3일 오전 1시 35분쯤 부산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씨가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던 중 강한 바람에 유리창이 갑자기 깨졌다. 이 사고로 깨진 유리창에 A씨는 왼쪽 손목과 오른쪽 팔뚝을 베었다. 많은 피를 흘려 병원으로 급히 옮겼지만 치료를 받다가 오전 2시 6분쯤 숨지고 말았다. 이날 부산 대표 관측지점인 중구 대청동 기준 순간 최대 풍속은 35.7㎧를 기록했다. 1970년 이래 7번째로 강한 바람이었다. 대표 관측지점은 아니지만 서구 등 일부 지역에는 순간 최대 39.2㎧의 바람이 불기도 했다.
유사한 사고로 부상을 입는 경우도 잇따랐다. 오전 2시 59분쯤 사상구 한 아파트에서 유리창이 깨지면서 60대 남성의 팔과 다리 일부가 찢어졌고, 전날인 2일 오후 11시 5분쯤에는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이 강풍으로 유리창이 깨지는 바람에 발등과 발꿈치를 다쳤다.
다른 부상자들도 발생했다. 해운대 미포선착장 방파제에서는 5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다리에 골절상을 입었고, 해운대의 한 편의점에서 강풍에 흔들리던 냉장고를 고정하는 것을 도우려던 60대 남성이 냉장고가 쓰러지면서 기절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40대 여성이 소지품을 줍다가 물에 빠졌다 구조되는 등 경찰 추산 부상자는 14명으로 집계됐다.
2일 밤부터 3일 새벽 사이 시설물 파손도 속출했다. 남구 한 건물에서는 외벽이 붕괴해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고, 해운대구 장산로에서는 길이 40m의 철재 구조물이 쓰러져 도로가 통제됐다. 동래구 등지에서는 건물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갔다. 사하구 한 공사현장에서는 크레인 1대가 강풍에 파손됐다. 또 강풍 때문에 영도구에서 배달차량이 넘어지고, 기장에서는 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전도되기도 했다.
고리원전 원자로 4기의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0시 59분 신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신고리 2호기, 고리 3호기, 고리 4호기가 멈췄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측은 “발전소 밖 전력 계통 이상으로 추정하고 상세 원인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원자로 정지로 인해 외부에 방사선 영향은 없으며,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전사고도 속출했다. 오전 5시 기준 부산 전체 4만4,363가구가 정전됐고, 복구는 3,245가구에만 진행돼 복구율은 14% 수준이다.
부산진ㆍ동구 권역에 1만3,000여 가구, 동래ㆍ금정ㆍ연제 7,400여 가구, 해운대ㆍ수영ㆍ남구에 6,500여 가구, 기장군 2,000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수돗물을 끌어올리는 가압장 펌프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고지대 등에서는 단수가 발생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