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판결. 게티이미지뱅크
계약만료 뒤 3개월간 전세보증금 잔액을 돌려받지 못한 것에 화가 나 60대 집주인의 얼굴을 흉기로 찌른 80대 세입자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진재경 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83)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11일 보증금 문제로 다툼이 있던 집주인 B(64)씨의 얼굴을 흉기로 두 차례 찔러 6주간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2018년 10월부터 B씨 소유의 주택 2층에 9,500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거주하던 A씨는 2020년 3월 계약이 해지돼 보증금 3,000만원만 돌려받고 이사를 하게 됐다. 이후 나머지 잔금 처리를 요구해 오던 A씨는 부동산중개인으로부터 해당 건물에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오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B씨를 찾아갔다. B씨는 '계약이 될지 말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지만 A씨는 잔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해온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흉기를 칼집에 끼운 상태로 B씨를 찌른 것인데 칼집 끝부분이 부려져 있어 피해자가 중상을 입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의 상해 정도가 심각하고 범행 후 칼집에서 혈흔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들어 A씨가 칼집이 아닌 흉기로 피해자를 찌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흉기로 피해자의 인중 부위를 칼날 끝부분이 깨져 조각날 정도로 강하게 찔렀다"라며 "이런 범행 수법은 자칫하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위험한 것이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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