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 200명대 유지 불구?
수도권 집단감염 불씨 남아
정은경 "위험요인 도처에"
수도권에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적용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들어 수도권 종교시설과 아파트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의 불씨가 갑자기 살아나 방역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400명대로 폭증하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0명대로 잦아들면서 일단 큰불은 껐지만, 2일 서울 노원구 기도원 등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나타나 6일 이후에도 고강도 방역테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1총괄조정관은 2일 브리핑에서 "지난주 우려했던 대규모 유행에 따른 환자 급증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양한 시설과 모임에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환자 발생 감소세가 크게 뚜렷한 것은 아니라서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도 "폭발적인 급증세는 억제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여전히 위험요인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대본은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전일 대비 267명 늘어 누적 2만449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7일 43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6일 연속 감소 추세를 보이다 7일 만에 소폭 반등했다. 수도권 신규 발생도 전날 175명에서 187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그간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져오던 소규모 집단감염이 최근 수도권에서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정오 기준 서울에서 새로 발생한 집단감염 추가 확진자만 58명에 달한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장소는 교회와 기도원, 요양원, 병원, 아파트, 실내체육시설 등 총 9곳으로, 누적 확진자만 100명에 달한다. 모두 지난달 26~31일 사이 첫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가족과 지인 등으로 n차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대부분이 2.5단계 거리두기 격상 이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지 정부의 방역망이 공동생활시설 등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음악학원과 교회, 봉사단체 등 관련 소규모 집단감염으로 이날 정오 기준 7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55명을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지난달 15~16일에 진행된 기도모임과 관련해 같은 달 2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접촉자 조사 중 20명이 추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또한 모임 참석자가 가족과 지인으로 전파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신자이거나 8ㆍ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검사 대상에 오른 이들 중 여전히 6,600명이 연락 두절 등으로 검사를 미루도 있는 점도 위험요인이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신자의 경우 검사 후 양성률이 18%로 매우 높은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 6일까지로 예정된 거리두기 2.5단계 해제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정 본부장은 "이번주에 신규 확진자 100명 이하의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유행 규모를 줄이는 게 최대 목표"라고 했지만 주말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반토막 날 가능성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2.5단계에 대해서는 정부도 뚜렷한 기준이 없어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단계와 내용을 조정하는 부분들은 그 당시의 유행 양상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기계적으로 단순한 수치들을 정해서 적용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계 하향 조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사실상 지금과 같은 상황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부도 뾰족한 수가 없다"며 "신규 확진자 수가 대폭 줄지 않는 이상 6일에 바로 2단계로 하향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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