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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강내면 주거, 학교 밀집지역에 왠 산업단지?

입력
2020.09.0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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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사업자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추진...주민들 "생활
ㆍ교육환경 황폐화" 사업 철회 촉구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주민들이 지난달 11일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집회를 열고 '청주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조성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주거, 학교 밀집지역에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충청매일 제공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주민들이 지난달 11일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집회를 열고 '청주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조성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주거, 학교 밀집지역에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충청매일 제공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주거지 인근에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이 추진되자 주민들이 환경 침해를 들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예정지와 인접한 한국교원대와 부설 학교들도 산업단지 철회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1일 강내면 주민들에 따르면 GS건설, 삼양건설 등은 청주시 흥덕구 동막동, 강내면 일원 104만㎡에 청주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를 2023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이들 민간업체의 산업단지 건설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지난달 23일 도청에서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까지 맺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산업단지 추진 과정이 불투명하고 일방적”이라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산단 입지부터 문제라고 주장한다. 하이테크밸리 예정지는 강내면 7개 마을의 한 가운데 자리한다. 월탄리, 다락1·2리, 황탄리, 태성리, 궁현리, 동막동 등 주거 밀집 지역에 산업단지를 앉힌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예정지 인근에는 강내초등학교, 강내어린이집, 한국교원대 부설 초·중·고교가 있어 학습권을 침해할 우려도 크다. 특히 강내초등학교와 강내어린이집은 산업단지에서 불과 150m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공사 차량으로 인한 사고 위험까지 안고 있다.

산업폐기물 매립·소각시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주민들은 “단지 내 산업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발생할 화학물질과 미세먼지로 주민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도 산단 조성 이후 대기, 온실가스, 발암성물질의 법적 기준치가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강내면 7개 마을 주민들은 주민대책위를 꾸려 산업단지 조성 철회 운동을 벌이고 있다. 환경부와 충북도, 청주시 등 관계 기관에 반대 입장을 전했고, 주민 2,000여명의 서명을 받은 진정서를 청주시의회에 보내기도 했다.

주민대책위는 산업단지 조성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대책위 관계자는 “산단 예정 토지의 60% 이상이 수도권 등지에 사는 외지인들”이라며 “이들과 개발업체가 일부 이장들을 선동해 주민 몰래 사업을 추진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10여년 전 기획부동산에 의해 예정지 땅이 외지 투기꾼들에게 넘어간 과정과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사업이 추진된 과정을 조사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국교원대 교수들도 주민대책위를 거들고 나섰다.

교원대 교수협의회(의장 박종률)는 발표문에서 “하이테크 산단에는 다수의 공해 배출업체가 입주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중금속에 의한 대기·수질오염을 유발할 것”이라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교수협의회는 “교원대가 국가적 관심 사업으로 진행하는 천연기념물 황새 보존과 야생복원 사업에도 중대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청주시 관계자는 “주민대책위의 우려 표명에 따라 산업단지와 강내면내 교육시설 사이에 충분한 완충녹지를 조성하는 방법으로 환경적 영향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해유발 업체 입주와 관련, 시측은 “주민들이 지적한 화학공장은 기존에 가동되던 고무공장으로, 산단 조성 이후 새로 입주하는 게 아니다”라며 “주력 입주기업은 전기전자, 자동차 물류 등”이라고 해명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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