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파워텍 기술력 보일러 아닌 중국산 제품 설치
전 무림파워텍 대표이사 "우리제품과 달라"인정
한국에너지공단의 에스코사업(ESCO·에너지절약)으로 16억 원이 투입돼 경기 여주의 우림산업에 설치됐다가 고철로 버려지게 된 보일러(본보 1일자 12면 보도)가 당초 에스코사업자인 무림파워텍의 자사 보일러가 아닌 다른 종류의 중국산 보일러를 설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무림파워텍 전문기술자들의 자문을 받지 못해 결과적으로 폐기처분 위기에 놓였으며, 한국에너지공단 측은 이런 사실을 계약서 및 자금지원 단계, 사업 종료 때까지 파악조차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1일 우림산업 측에 따르면 무림파워텍 A이사가 제안해 설치한 보일러는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스팀식 ‘고온열풍’ 방식이다. 우드칩을 사용해 열을 내면 그 수증기가 달갈판을 건조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무림파워텍이 생산하는 시스템과 다른 중국산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당초 한국에너지공단의 에스코사업과 배치된다. 에스코사업자로 선정되려면 관련 분야 자격증을 갖춘 기술자 등을 보유해야 한다. 에스코사업이 기술지원 등이 뒷받침 돼야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림파워텍은 자사 제품이 아닌 중국산 제품을 가져와 조립하면서 무림파워텍 기술진의 기술지원을 받지 못해 결국 폐기처분 대상이 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무림파워텍 전 대표이사 B씨도 인정했다. 그는 현재 회사를 그만 둔 상태다.
B씨는 최근 본보와 만나 “취임 후 대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현장을 방문해 보니 해당 보일러는 처음부터 납품하기로 한 성능을 제대로 갖췄다고 보기 어려웠다”며 “'가동-고장-수리' 상황이 반복돼 품질과 기능을 확보한 완제품으로 납품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림산업에 설치된 보일러는) 본사 제품과 시스템상 상당한 차이가 있는 제품이었다”며 “당연히 우리 측 기술자들로부터 기술관리 및 지도를 받을 수 없었고, 우리 회사에는 그 제품을 전담하는 기술자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기술자문역으로 투입된 당사 직원도 영업담당자였으며 이 또한 에스코관련 기술자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결국 우림산업에 설치된 보일러는 무림파워텍 기술력의 A시스템 보일러가 아니라 전혀 다른 B시스템의 보일러를 설치했다는 주장이다.
윤우정 우림산업 대표는 “A씨의 감언이설에 돈 좀 아끼겠다고 선뜻 받아들였는데 지금와서 보니 엉터리 보일러를 떠 넘긴 꼴”이라며 “무림파워텍은 그렇다 치고 한국에너지공단은 두 보일러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알았을텐데 왜 그냥 넘어갔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계약서상에 기록된 보일러가 무림파워텍에서 취급하는 보일러가 아닌 다른 제품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솔직히 인력 부족으로 우리도 서류를 일일이 확인 못하는 부분이 있다. 만약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양측을 불러 조사를 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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