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후보 등록을 며칠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김부겸 전 전 장관은 “ 20% 지지도 얻지 못 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 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본인이 한 말은 반드시 책임지는 성품에 비추어 실제 20%를 넘기지 못했으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실행에 옮겼을 것 이다. 사실, 7 개월 대표를 맡겠다는 이낙연 의원이 다소 과하다 하더라도 당원들의 의견이 ‘호남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낙연 의원의 대선가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없다’ 로 형성된 와중에서 김부겸의 당 대표 도전이 ‘이란격석(以卵擊石)’ 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김부겸의 인품이나 능력, 경륜, 민주주의 국가 실현과 호남을 위한 희생과 헌신의 정치 역정을 높이 사고 인정하는 것과 별개로, 당원의 60%가 넘는 호남의 민주당원들이 이낙연 의원을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정치 9 단급이라는 호남의 민주 당원들을 향한 ‘대표로 선택해주면 영남의 지지를 모아 호남 대통령을 만들겠다’ 는 김부겸의 호소는 이낙연 의원의 대선 가도에 치명타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형용모순이었다.
본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다투는 정치를 극혐하고, 집안 다툼은 하지 않는 성품에 ‘민주당의 중요한 대선 주자에게 타격을 줄 정도의 경쟁은 하지 않는다’ 는 의지는 불구경 다음으로 재미있다는 싸움 구경도 보여주지 못 했다. 당 대표 출사로 대선 전초전을 치루는 것을 불사하였어야 했으나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배수진도 대선 주자의 격을 스스로 낮춘 패착이었다. 주력 당원들의 지지를 얻는 메시지로 열세를 만회하여야 한다는 건의를 이기지 못하여 일순 내놓은 격하고 편협한 메시지는 김부겸의 공존과 상생의 정치를 칭송하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하였다.
배신을 당 해도 본인의 부덕으로 돌리고, 어두운 구석에서 뒷다리를 잡는 사람들에게도 따귀 한 차례 날리지 않으며,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 하는 해바라기들에게 원망 한 마디 하지 않고, 부족한 수하들에게 꾸지람 한 번 없는 사람 좋은 후덕함은 카리스마 부족으로 변질되었다. 또 국가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물론 언급조차 용납을 못하는 양심과 신중함은 권력 의지가 부족하다는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역대 최악의 수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그 유명한 김부겸의 사자후를 쏟아내며 준비된 정치 지도자로서의 진면목을 국민들께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더 큰 타격이었고 불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 지지를 받지 못 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내심을 알리가 없는 당원들이 20%를 넘기는 지지를 보내준 것은 능력, 인간됨, 도덕성, 청렴함, 경륜 그 어느 부분에서도 한 점 부족함 없는 정치인 김부겸이 여전히 민주당의 중요하고 필수적인 자산이라는 점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무수한 패배에 한 번도 좌절하지 않았던 김부겸이 대립과 갈등, 무능과 독선의 정치를 타파하고 공존과 상생의 정치 실현을 위하여 권토중래 할 것을 믿고 기대한다.
정국교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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