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야생동물도 안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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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야생동물도 안전하지 않다

입력
2020.09.01 14:34
수정
2020.09.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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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김영준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

말레이시아 사바 세필록 오랑우탄 재활센터. 김영준 실장 제공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려 봉쇄를 풀면 확산되고, 봉쇄를 유지하자니 당장 생활이 문제입니다. 이미 상반기에만 3조8,000억 달러 손실이 발생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근대 이후 이처럼 단순하지만 복잡한 난제는 처음 겪는 일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죠. 야생동물에게는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 일부를 살펴보려 합니다.


말레이시아 사바 세필록 오랑우탄 재활센터. 김영준 실장 제공


하나, 1980년부터 40년간의 밀렵관련 81건 연구를 살핀 최근 논문에 따르면 밀렵은 전 세계 보호지구, 특히 가난한 나라의 대형 포유류 개체수에 특히 영향을 주고 있음이 밝혀졌죠. 이유야 자명합니다. 희소동물에 대한 요구와 더불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자원의 한계입니다. 대형동물에 밀렵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성장이 느리고, 새끼를 적게 낳고, 넓게 살아야 하며, 개체수가 적기 때문입니다. 재생산으로는 밀렵에 대응할 시간이 없죠. 특히 아시아 보호지구에서의 문제가 심각한데, 과잉밀렵으로 이미 밖은 텅 빈 공간이 되었기 때문이죠. 이러한 자연 보호구를 유지하는 재원은 주로 자연관광에서 얻어집니다. 현지에서 밀렵을 방지하는 레인저 운영도 결국 관광수익에서 발생합니다. 질병으로 인한 국제관광사업이 침체를 거듭하자 지역주민 소득이 줄고 야생동물 자원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밀렵 요구도는 상승하지만, 감시할 재원은 줄어드는 것이 코로나19가 미친 새로운 풍경입니다.


말레이시아 사바 세필록 오랑우탄 재활센터.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언제든 야생동물에게 질병을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김영준 실장 제공


둘, SARS-CoV-2(코로나19의 정식명칭)는 인간에게만 감염을 일으킬까요? 사실 야생동물에 이러한 질병이 쉽게 창궐하지 못했던 이유는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세력권이라는 방식을 통해서죠. 하지만 전 세계적 질병 전파능력을 갖는 인간 숙주로 인해 위협 수준이 커져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붙는 세포막 수용체 단백질의 25개 아미노산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410종 척추동물을 살폈답니다. 이 아미노산들을 많이 가질수록 인간과 같이 질병 감수성이 높죠. 그 결과 중등도 이상의 감수성이 있는 종 중 40%가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위협종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릴라, 침팬지와 오랑우탄, 긴팔원숭이 등 영장류 외에도 귀신고래나 병코돌고래 등 해양포유류도 감수성이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인간 감염자가 이 영장류와 접촉한다면 큰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게다가 고릴라와 침팬지, 보노보 등은 집단을 이뤄 생활하기에 다른 종에 비해 그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2016년 코트디부아르의 침팬지에서도 코로나 감염사례가 나타났으니까요. 물론 이 연구는 박쥐와 인간을 잇는 중간숙주를 찾아내 장차 전파위험성을 낮춰보자는 목적도 존재하지요. 감수성 높은 동물 분류군 중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 관리에 힘을 집중함과 동시에 야생과 인류에게 질병을 전달할 수 있는 징검다리 종을 찾아 미리 조심하자는 것입니다.

힘들게 지내는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것은 우리 인간만은 아닐 듯합니다. 아, 코로나19로 인한 감소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복귀는 빼고요.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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