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보다 수입액 감소 커 '소득 증가' 효과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달러 표시 소득 커질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침체를 맞고 국민소득도 줄어들었지만, 올해도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는 유지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불황과 유가 하락 속에서 수출액보다 수입액 감소폭이 더 커졌고,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이 예상보다 당초 예상보다 늘기 때문이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분기 대비 1.2% 감소했다. 그럼에도 한은은 올해 3만달러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를 샀던 1인당 국민소득이 “올해 3만달러를 밑돌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이는 세계적인 코로나 불황이 가져온 갖가지 역설적 현상 때문이다.
우선 지난 분기 물가 요소를 뺀 실질 국민총소득의 증가율이 -2.2%로, 실질 GDP 성장률 -3.2%보다 나았다. 교역 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차 금속제품과 액정 디스플레이(LCD) 등 수출품 가격이 감소했지만, 원유 등 수입품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우리 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도 지난 2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2019년 1분기 이래 여섯 분기만의 상승인데, 이 역시 원인은 교역조건의 개선이다. 지난해 GDP디플레이터가 줄곧 하락한 것은 수출 대표상품인 반도체 가격은 떨어지는 가운데 유가는 일정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GDP디플레이터가 상승하면 명목 지표인 국민소득은 실질지표에 비해 감소폭을 줄이게 된다. 한은은 올해 연간 GDP디플레이터가 0.3% 상승하고, 명목 GDP 성장률은 -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한 것도 국민소득 3만달러를 지탱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1월부터 8월 22일까지 평균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203.6원이다.
박성빈 부장은 “현재 한은의 성장률 및 물가 수준 전망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올해 남은 기간 환율이 평균 1,292.6원만 유지하면 3만달러대 소득이 달성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3.2%로 잠정 확정됐다.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높아졌는데, 민간소비(+0.1%포인트)와 설비투자(+2.5%포인트)가 상향 조정됐다. 연간 성장률은 0.04%포인트 가량 오를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연간 성장률 -1.3%를 유지하려면 3분기와 4분기 분기별 성장률은 1.3%를 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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