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ㆍ미국 간 FTA 체결 걸림돌 제거
미중 관계에 또 다른 복병 될 듯
미국과의 관계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산 돼지고기와 쇠고기에 대한 수입 규제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차이 총통이 미 정부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제안한 지 2주 만에 나왔다. 미국은 곧장 환영의 뜻을 밝혀, 미중 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차이 총통은 28일 언론 브리핑에서 “사료 첨가제 잔류 미국산 돼지고기ㆍ쇠고기와 월령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FTA 도달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산 돼지고기와 쇠고기 수입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대만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조치로 (양국 간) 경제ㆍ무역 협력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고 화답했다.
대만의 미국산 돼지고기ㆍ쇠고기 수입 규제는 양국 FTA 체결의 오랜 걸림돌이었다. 미국과 대만은 2000년대 초부터 FTA 협상을 시작됐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대만은 2006년 육질 개선용 사료 첨가제인 락토파민 성분이 잔류된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수입을 금지했다. 또 광우병 위험을 이유로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만 제한적으로 수입해 왔다. 미국 측은 이 제한을 풀 것을 요구해 이견 차를 줄이지 못한 것이다. 이후 2012년 대만 입법부는 소량의 락토파민 성분을 허용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시민단체와 대만 축산업계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최근 미중 관계가 전방위로 악화하면서 대만과 미국의 FTA 논의가 다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앞서 차이 총통은 지난 11일 미국 싱크탱크 행사에서 미 정부에 FTA 체결을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대만과 미국의 FTA가 실제로 체결되면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과 접촉하는 것을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이자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 정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의 2위 교역국이다. 2018년 기준 거래 규모는 945억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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