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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은 마스크 쓰고 공부만 하는데... 왜 문 닫으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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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은 마스크 쓰고 공부만 하는데... 왜 문 닫으란 거죠"

입력
2020.08.28 16:24
수정
2020.08.28 16:29
0 0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대상 사업주들 생계 걱정
영업 제한에 아르바이트생들 일자리 잃는 사례도

정부가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방안을 발표한 28일 서울의 한 대형쇼핑몰의 식당가에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나온 직장인들이 모여있다. 뉴스1

정부가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방안을 발표한 28일 서울의 한 대형쇼핑몰의 식당가에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나온 직장인들이 모여있다. 뉴스1


"독서실에서는 모두가 마스크를 쓴 채 말 한 마디 안 해요. 그런데 왜 문을 닫으라는 거죠? 가뜩이나 생계가 어려웠는데 이젠 어떡해요?"

28일 서울 강동구에서 독서실을 운영하는 A(62)씨는 이날 발표된 정부의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방안을 듣고 좌절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당장 30일부터 독서실 문을 닫아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인 데다, 직원들 월급이나 문을 닫아도 나가야 할 고정비용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A씨는 "방역의 중요성을 이해한다"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던 '폐업'이란 단어가 점점 남의 일 같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실내체육시설, 학원ㆍ독서실ㆍ스터디카페 등에 집합금지 조치를 발표하자 금지업종에 해당된 사업주와 직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업주들은 "어떻게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가게 문 닫으라는 소리를 바로 전날에 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한국일보가 접촉한 집합금지 조치 대상 사업주와 직원들은 발표가 갑작스럽다며 막막한 심정을 내비쳤다. 강동구 수학학원 강사 채모(27)씨는 "정부가 3단계 격상에 대한 신호를 준 것은 맞지만 발표와 시행기간이 이렇게 짧을 줄 몰랐다"며 "당장 학원에는 비대면강의를 위한 시설도 전혀 없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강남구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모(32)씨는 "주말에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최근 직장 근무일수가 줄어 투잡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이젠 이마저도 못하게 됐다'고 했다.

금지 업종 기준을 두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종로구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진낙명(31)씨는 "스터디카페는 일반 카페와 달리 단체 손님이 와도 따로 앉아 공부만 하는 구조"라며 "대화를 해 침방울이 퍼질 가능성이 있는 카페는 제한적으로 영업을 허가하면서도 스터디카페만 핀셋 조치로 막은 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동작구의 한 수학학원 원장은 "수업 자체가 일대일로 운영되는데 이 경우도 금지에 해당하는지 교육청 등에 문의했으나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며 "급하게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수용하는 사업주도 일부 있었다. 강동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강승규(30)씨는 "실내체육시설에서 직원이나 사장 모두 감염 위험이 높아 불안하면서도 주변 헬스장이 모두 영업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문을 닫을 수 없었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잠시 생계가 어렵더라도 조기 진압을 위해 집합금지명령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0일 0시부터 다음달 6일 자정까지 수도권에 강화된 방역조치가 시행한다고 밝혔다. 일반음식점 등은 정상영업이 가능하지만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헬스장ㆍ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 학원ㆍ독서실ㆍ스터디카페는 집합금지 조치를 받았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따라 수도권 소재 38만여개 음식점과 제과점, 6만3,000여개의 학원, 2만8,000여개의 실내 체육시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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