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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벨라루스 시위 격화되면 경찰예비군 투입"

입력
2020.08.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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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상황 걷잡을 수 없을 때까지는 무력 사용 않기로"
BBC "서방국가에 공개적인 위협이 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선에 불복해 반(反)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벨라루스에 '경찰 예비군'을 언급하며 무력 개입을 시사했다. 이는 친러시아 성향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서방국가들의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국영TV 로시야-1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곤경에 처한 벨라루스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국경 인근 지역에 경찰 예비군을 창설했다"며 "벨라루스 내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하면 국경을 넘어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 9일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반정부 시위가 멈추질 않자 3주만에 입장을 밝힌 것이다. 루카셴코에 대한 지지 표명을 못박으면서 그의 집권을 원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루카셴코 대통령이) 사법 집행관을 구성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렇게 했다"면서 "그러나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때까지는 그 병력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시위대를 향해서는 폭력적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정치적 구호 뒤에 숨어 있는 극단주의자들이 약탈하거나 자동차에 불을 지르거나 행정 건물을 점령할 때까지는..."이라고 언급하며 "나는 그런 것들이 존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 사태에 직접 개입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러시아 개입의 가능성은 벨라루스 야당 지도자들과 시위대, 서방국가 모두에게 공개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방국가들이 벨라루스 상황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에 경고성 메시지가 더 크다는 의미다. 앞서 독일과 프랑스 등을 필두로 유럽연합(EU)은 벨라루스 대선에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제재를 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편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섣불리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문가들은 벨라루스 시위대가 반러시아적인 것은 아니지만 크렘린궁의 강력한 지지만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도 전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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