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취재 기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촉발된 국회 ‘셧다운(폐쇄)’ 조치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월 1차 국회 폐쇄 때와 달리 확진자와 정치권 인사들의 접촉면이 훨씬 넓고 깊기 때문이다. 확진자와 접촉했던 민주당 지도부 상당수는 26일부터 2주 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여야는 이달 30일부터 국회를 정상 가동한다는 방침이나, 그 사이 2차 감염이 확인되면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질병관리본부는 27일 오전 국회에 대응팀을 파견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A기자의 동선을 추적하고 접촉자를 파악하는 등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A기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72명 중 41명이 자가격리 대상자로, 31명이 능동관리 대상자로 분류됐다. A기자 동선과 인접한 위치에 있던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 등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2주 간 자가 격리됐다. 반면 A기자와 다소 떨어진 원형 테이블에 앉았던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은 능동 감시자로 지정됐다. 방역 지침에 따르면, 능동 감시자는 29일까지 자가격리 후 진단 검사를 받으면 된다.
평소 대면 접촉이 많은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 등은 27일 즉각 검사를 받았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이 대표, 김 원내대표, 남인순 최고위원 등 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음성일 경우 자가격리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능동 감시자의 경우 밀접한 모임을 자제해야 하며, 이달 31일에 다시 한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 2월 1차 국회 ‘셧다운’ 때와 비교하면 충격이 크다. 당시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확진자와 접촉하며 국회 시설이 39시간(24일 오후 6시~26일 오전 9시) 동안 폐쇄됐다. 심 전 원내대표를 포함한 통합당 의원들과 보좌진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 업무에 복귀하며 국회가 빠르게 정상화됐다. 외부 확진자가 국회에 잠깐 머무른 정도라 접촉면이 넓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 본관에 상주하는 A기자는 비좁은 회의실에서 민주당 지도부를 포함한 40~50명과 20여분 가량 접촉했다. 게다가 확진자와 접촉한 김태년 원내대표는 당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까지 참석했다. 다만 △회의실에 비말 차단용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고 △의원ㆍ당직자 중 A기자와 악수 등 직접 접촉한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추가 감염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사무처는 27일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본관과 의원회관 등에 대한 폐쇄 조치를 오는 29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오는 30일부터 출입이 허용되며, 31일에는 국회 상임위원회 별로 결산 심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여야는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정기국회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국회 관계자는 “이는 어디까지나 31일까지 국회에서 추가 확진자가 없다는 전제 하에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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