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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논란 휩싸인 카카오, 스타트업과 신규 사업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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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논란 휩싸인 카카오, 스타트업과 신규 사업 분쟁

입력
2020.08.28 04:30
수정
2020.08.28 10:5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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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준비 중인 신규 사업을 둘러싸고 신생기업(스타트업)과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한 보이는 자동응답서비스(ARS) 사업을 준비 중이다. 보이는 ARS는 고객센터 등에 ARS 전화를 걸면 음성통화를 하면서 동시에 스마트폰 화면에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고객센터에 ARS로 상품 문의를 하면 화면에 제품 내용을 보여주며 음성으로 설명하는 식이다. 그만큼 이용자 입장에서는 정확하고 편리한 서비스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메신저 화면을 이용한 보이는 ARS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관련 핵심 특허를 보유한 스타트업 콜게이트와 지난해 10월부터 사업 제휴를 논의해 왔다. 콜게이트는 보이는 ARS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내외 26개 특허를 갖고 있는 업체다. 박원진 콜게이트 대표는 “국내에 스마트폰이 나오기도 전인 2007년부터 SK텔레콤에 일반폰을 이용한 보이는 ARS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현재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공공기관부터 삼성전자, LG전자, 신한은행 등 250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진 콜게이트 대표가 기자에게 카카오와 사업 제휴를 논의한 보이는 ARS 특허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카카오가 우리의 특허 기술 내용을 파악한 뒤 다른 업체를 내세워 사업을 하려 한다"며 "전형적인 대기업의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류효진 기자

박원진 콜게이트 대표가 기자에게 카카오와 사업 제휴를 논의한 보이는 ARS 특허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카카오가 우리의 특허 기술 내용을 파악한 뒤 다른 업체를 내세워 사업을 하려 한다"며 "전형적인 대기업의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류효진 기자

갑질 논란이 일게 된 것은 특허를 둘러싼 제휴 때문이다. 카카오는 사업 확대를 위해 여러 업체를 참여시키기를 원한다. 하지만 콜게이트는 여러 업체가 참여하면 어렵게 개발한 특허를 공유해야 하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독점 제휴를 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카카오는 콜게이트 대신 X2D라는 업체와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콜게이트에 협력사 중 하나로 참여하라고 지난 5월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콜게이트는 전형적인 대기업의 기술 빼돌리기를 의심하며 카카오의 갑질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박 대표는 “카카오와 수 차례 만나 특허 내용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주요 내용을 모두 파악한 카카오가 이를 토대로 X2D와 사업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독점 제휴가 아니면 경쟁업체만 늘리는 셈이어서 카카오와 사업할 이유가 없다”며 여러 협력사 중 하나로 참여하라는 카카오 제안을 거부했다.

카카오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콜게이트와 독점 제휴를 하면 사업을 키울 수 없다”며 “처음부터 여러 업체들이 비슷한 제안을 해서 다수의 참여를 놓고 검토 중인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 관계자는 "지금도 콜게이트가 참여하기를 바란다"며 “콜게이트 불참시 특허 기술 때문에 사업을 할 수 있을 지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와중에 카카오는 손자 회사 격인 스테이지파이브를 통해 콜게이트 인수를 추진해 의혹을 사고 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갖고 있는 업체로 알뜰폰 사업 등을 한다. 박 대표는 “카카오가 특허분쟁의 소지를 없애려고 스테이지파이브를 앞세워 인수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며 “독점 제휴가 아니면 인수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측에서는 스테이지파이브와 별개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스테이지파이브의 콜게이트 인수는 카카오와 무관하다”며 “특허 확보 때문이라는 주장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콜게이트는 카카오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할 경우 법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박 대표는 “카카오의 행위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거래행위인 만큼 공정거래위 제소와 특허 침해 소송 등을 제기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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