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후 미국에 첫 공개 SOS
"친중 대통령에 친미 관료... 등거리 외교 산물"
필리핀 고위 관료가 중국의 영해 침범을 비난하며 미국에 SOS를 쳤다. 친중(親中) 성향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이후 공개적으로 미국에 지원을 요청한 건 처음이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억제하려는 미국에겐 희소식이다.
27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테오도로 록신 주니어 필리핀 외무장관은 전날 AN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중국이 '불법'이라 규정한 남중국해 순찰을 계속할 것이며 중국이 침범을 넘어 우리 해군을 공격하면 워싱턴에 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951년 미국과 맺은 상호방위조약을 거론했다. 지난해 마닐라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필리핀 해군을 공격하면 방위조약이 활성화할 것임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록신 장관은 다만 "이 지역에 미군 주둔이 필요하지만 중국이 제공하는 경제적 기회 역시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필리핀 정부는 주권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어떤 수단도 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필리핀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필리핀은 중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일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부근에서 필리핀 어선의 어로장비를 압수한 5월 사건에 대해 중국에 공식 항의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영토의 1인치도 줄 수 없다"고 거들었다. "(남중국해 문제는)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하는 게 낫다"는 지난달 말 국정연설과는 확연히 달라진 발언이다.
필리핀 외교가에선 "대통령은 친중, 관료들은 친미(親美)로 역할을 분담하며 등거리 외교를 추진하고 있는 필리핀 외교의 산물"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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