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인구정책 TF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향' 발표
여성ㆍ고령층ㆍ외국인 인력 활용법 강구
경로우대제도 개선 TF 구성... 개선방안 마련
세계 최고 속도의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정부가 노동력 확보와 고령사회 적응력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여성, 노인, 외국인을 활용해 부족해질 노동력을 메우고, 현재 '65세 이상'인 경로우대제도 기준을 개편하는 등 고령사회에 더 적합한 제도를 만드는 방식이다.
"인구구조 변화 대응은 생존의 문제"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인구구조 변화는 잠재성장률 하락, 부양 부담 증가 등 경제ㆍ사회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이라며 "국가 차원의 총력 대응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ㆍ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줄어드는 인구를 대체할 새로운 인력 발굴이다. 정부는 특히 각종 유인을 제공해 여성, 고령자, 외국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우선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육아휴직 분할 사용 횟수를 늘리고 임신 중 육아휴직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올해 안에 가사ㆍ돌봄시장을 제도화해 가사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외국인 노동력을 겨냥해선 복수 국적 인정분야를 기존 4개에서 △저명 인사 △기업 근무자 △지적재산권 보유자 등 10개로 확대하고, 이공계 학부 졸업생에게 비전문인력(E-9) 자격 취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계속고용제도 등 고령자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고령화 사회 산업ㆍ제도 마련
고령화 사회에 맞는 새로운 산업 및 제도 설계 방안도 논의됐다. 의료, 돌봄 등 고령 친화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고령자도 쉽게 활용할 금융 환경을 구축한다. 또 평균수명과 건강수준이 빠르게 향상되는 점을 감안해 경로우대제도 재정비에도 나서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경로우대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각계 의견 수렴을 거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기 인구정책 TF가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 적응력 강화' 대책 과제를 구체화하고 신규 과제를 추가한 것이다. 1기 인구정책 TF 역시 인구 감소에 대응해 고령자 및 외국인 인력 확보 방안을,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연금 노후소득보장 기능 강화 방안 등을 내놓은 바 있다.
2025년 초고령 사회 진입 확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정부가 이 같은 장기 대책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인구구조 변화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2025년 초고령 사회 진입이 확실시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도 2분기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84명을 기록했으며, 출생아 수도 연간 30만명 미만을 기록할 전망이다.
관건은 이 같은 대책이 실제 경제활동 인구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여성의 육아 부담을 완화하고 우수 외국인을 유치해 경제활동 인구를 확대하는 방향 자체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대책이 실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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