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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1.3%"... 국내외 다른 기관보다 더 '비관론' 돌아선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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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1.3%"... 국내외 다른 기관보다 더 '비관론' 돌아선 한은

입력
2020.08.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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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기준금리는 동결... ''실효하한 등 부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0.2%에서 -1.3%로 대폭 낮췄다. 전망이 현실화되면 한국은 역대 세번째로 깊은 경기침체를 경험하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국내외에 걸쳐 지속되면서, 한은은 국내외 여타 기관보다도 더 낮은 전망치를 내놓았다.

'코로나 충격'에 전망치 또 하향

한은은 27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발표한 -0.2%에서 -1.3%까지 내렸다. 불과 3개월 만에 1.1%포인트 하향 조정이다.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외환위기 충격을 입은 1998년(-5.1%), 석유파동으로 역성장한 1980년(-1.6%) 이후 세 번째로 낮은 성장률이 된다.

요인은 결국 코로나19 확산이다. 해외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이는 수출 중심인 우리 경제에도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 여기에 최근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부담까지 커지면서 그나마 회복세를 드러내던 민간 소비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국회 답변에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고,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소비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올해 성장률을 -1%보다 낮게 볼 가능성이 있다"고 일찌감치 예고했다.

국내외 다른 기관보다 더 비관적이 된 한은

한국은행의 전망시기별 2020년 성장률 전망 추이.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의 전망시기별 2020년 성장률 전망 추이. 한국은행 제공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1.3%는 국내외 전문기관의 예상치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 수정 전망치를 -0.8%로 내놨고, 국내 민간 연구기관인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각각 -1.0%, -0.5%를 전망한 바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7월 말 기준 9개 국제투자은행(IB)의 전망치 평균도 -0.8% 수준이다.

한은의 이번 전망치는 지난 5월 "코로나19 확산이 3분기 이후까지 계속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마련된 '비관 시나리오'에 따른 -1.8% 전망에 더 가깝다. 당시 시나리오별 전망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안정세를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해외의 확산 정도를 변수로 놓고 발표한 것이었다. 현재는 여기에 국내 재확산이라는 추가 악재까지 반영되면서 성장률 전망치가 더 크게 떨어진 것이다.

한은은 내년인 2021년 전망치도 3.1%(5월 전망치)에서 2.8%로 내렸다. 지난 5월에는 올해 역성장 전망을 하면서 동시에 내년에는 급격한 반등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2021년 성장률 전망치는 올린 바 있는데, 이번 전망에서는 그마저도 낮춘 셈이다.

한은 통화정책의 핵심 목표인 소비자물가 수준은 올해 0.4% 상승, 내년 1.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한은은 5월에는 올해 0.3%, 내년 1.1% 상승을 전망한 바 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다소 오른 것은 최근 농축수산물 가격의 오름세가 확대되고 국제 유가 하락 폭이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수요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급격한 물가 상승은 없을 것으로 봤다.

금융ㆍ외환시장 안정에 기준금리는 동결


최근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 일지. 그래픽=강준구 기자

최근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 일지. 그래픽=강준구 기자

한편 기준금리는 동결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0.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3월 1.25%에서 0.75%로 '빅 컷'을 하고 5월 한 차례 더 내린 후 두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이다.

시장에선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실효하한(정책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기준금리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한은 금통위 역시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0~0.25%)보다 사실상 1단계 높은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국내 금융ㆍ외환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되면서도 금리 수준이 높은 국내 채권시장으로 자금을 유입해 왔다.

또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풀린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여론도 금리 추가 인하를 제약한 것으로 보인다. 가계는 7월에도 총 7조6,000억원을 추가로 빌렸고, 7월 주택 매매가격은 6월 대비 0.6% 상승했다.

다만 한은은 부동산 시장의 문제는 통화정책보다는 금융건전성 규제와 수급대책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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