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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왼손에서 갈린다… 결승타 좌타자 전성시대

입력
2020.08.27 16: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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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타 1~4위를 달리고 있는 좌타자 나성범(왼쪽부터) 이정후 최형우 김현수. 연합뉴스

결승타 1~4위를 달리고 있는 좌타자 나성범(왼쪽부터) 이정후 최형우 김현수. 연합뉴스

올해 프로야구는 유독 왼손 타자들의 한방에 승부가 자주 갈리고 있다. 결승타 순위만 살펴봐도 상위 5명은 좌타자 일색이다. 1위 NC 나성범(14개)부터 공동 2위 키움 이정후 KIA 최형우(이상 13개), 공동 4위 LG 김현수(11개)까지 모두 왼손이다. 5명 중 유일한 우타자는 김현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롯데 이대호(11개)다.

프로야구에서 결승타는 공식 수상 부문이 아니지만 팀 내 고과 반영 때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또 팬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이승엽(전 삼성)이 ‘국민 타자’ 반열에 오른 것도 올림픽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결정적인 결승포를 터뜨린 영향이 컸다.

올해 해결사 면모를 무섭게 뽐내고 있는 이는 나성범이다. 이번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나성범은 25~26일 한화와 2연전에서 모두 결승타를 치며 팀 승리를 책임졌다. 앞선 18일 키움전, 20일 KIA전 승리 때도 나성범의 방망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나성범을 지켜 보는 코칭스태프는 든든하기만 하다. 채종범 NC 타격코치는 “팀의 간판 타자이자,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며 “나성범이 중심 타선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 투수들에게 굉장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성범의 뒤를 바짝 좇고 있는 이정후는 키움 타선의 만능 열쇠다. 프로 4년차인 그는 데뷔 후 주로 상위 타선에 배치됐지만 해결사 능력과 파워를 장착한 올 시즌엔 중심 타선에 고정됐다. 간판 타자 박병호가 부진할 때는 4번 타자 임무도 소화했다.

이정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최형우는 정말 꾸준한 타자 중 한 명이다. 2017년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첫해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는 등 4년 계약 기간 내내 타율 3할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FA 모범생’이 됐다. 지난 시즌 팀 내 결승타 공동 1위였던 그는 올해는 13개로 2위 유민상(7개)보다 2배 가깝게 많이 쳤다.

최형우처럼 FA 모범생으로 꼽히는 김현수는 득점권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다. 득점권 타율은 무려 0.470(83타수 39안타)에 달한다. 39안타 중 2루타는 11개, 홈런은 4개로 50타점을 쓸어 담았다. 득점권에서 꼬박 안타를 생산하다 보니 결승타도 11개나 쳤다.

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왼손 타자들도 각자 팀에서 힘을 내고 있다. KT는 스위치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결승타 10개로 1위이며, 그 뒤를 좌타자 조용호(6개)와 강백호(5개)가 따르고 있다. 삼성은 좌타자 구자욱이 5개로 팀 내 결승타 1위, 롯데 좌타자 손아섭은 8개로 이대호에 이은 팀 내 2위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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