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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발병률 2위 대장암, 내시경만 제때 해도 완치 가능성 높아져

입력
2020.08.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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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외과(대장암센터)오흥권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외과(대장암센터)오흥권 교수

국내 남성 5명 중 2명, 여성 3명 중 1명이 평생 한번은 암에 걸린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암종별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기준으로 남녀 통틀어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었고, 이어 대장암, 폐암, 갑상선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순이었습니다. 여자에서는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으로, 남자의 경우는 위암,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 간암 순으로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장암은 1년에 2만8,111명(전체 암 발생 환자의 12.1%)에게 생겨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했습니다.

암이란 노화함에 따라 자연사해야 하는 세포의 운명을 거부하는 세포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암세포들은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채 빠르게 증식하고, 다른 장기로 전이돼서도 계속 증식하므로 제때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암에 걸리면 죽는다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국가 암 검진사업과 진단 및 표준 치료 방법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향상되며 좋은 예후를 보이는 경우가 상당히 늘고 있습니다.

대장암의 CT및 MRI 영상

대장암의 CT및 MRI 영상


국가 암 검진을 통한 대장암 예방과 생존율의 증가

매년 약 2만8,000명의 환자들이 대장암을 새롭게 진단받고 있지만, 1995년부터 시작된 국가
암 검진사업의 효과로 발생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국가 암 검진사업에 포함된 대장암 관련 기본 검사는 만 50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분변잠혈검사'가 있습니다. 이 검사에서 '잠혈반응 있음'으로 판정되는 경우는 대변에서 혈액이 검출되는 경우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사업과는 별도로 개인이 원하는 경우에는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고, 그 비용도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정상적인 장 점막에서 자란 용종이 제거되지 않고 자라면 암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대장내시경으로 용종을 발견하게 되면 암으로 자라기 전에 미리 제거할 수 있으므로 선제적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암의 예후에 대한 평가는 수술 후 5년 생존율로 평가하게 됩니다. 수술 후 5년이 지난 뒤에는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보통 5년간 추적 관찰해 환자가 살아 있는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보편화된 검진사업과 대장내시경을 통해 조기에 대장암을 발견하면 근치적 치료가 가능하므로 환자 수는 점차 감소하고, 5년 생존율은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장암 근치적 수술과 직장암의 항문보존수술

대장은 직장과 결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직장은 항문에서부터 한 뼘 정도 높이까지, 나머지 장은 결장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몸속에서 소화와 영양분 흡수가 끝난 후의 음식물은 대장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대장은 이 음식물 찌꺼기를 받아 마지막 수분을 흡수하고 변을 저장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모두 절제하더라도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장기입니다.

대장암은 대장의 점막에 생긴 암세포가 밖으로 파고들며 자라나는데, 그 깊이에 따라 병기가 결정됩니다. 암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기관인 림프절을 따라 전이가 되기 때문에, 대장암 수술을 진행할 때는 '뿌리까지 치료한다'는 의미의 '근치적 절제'를 위해 원래 병변보다 충분히 넓게 종양 주변 부위와 림프절을 포함해 수술합니다. 즉, "장을 몇 ㎝나 잘랐나?" 보다는 “얼마나 근치적으로 수술이 이뤄졌는가”가 중요한 사항입니다.

다만 직장암의 경우는 항문을 보존할 수 있는지가 기능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항문보존수술은 직 항문 근처에 위치한 종양을 항문 기능을 보존하면서 시행하는 수술로, 수술 전 항암 방사선 치료를 진행해 종양과 항문의 거리를 확보하고 항문을 보존하는 수술을 진행합니다.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저위전방절제술, 초저위전방절제술, 항문괄약근간절제술, 경항문절제술 등의 고난도 수술이 포함됩니다.

대장내시경 영상 비교(왼쪽이 정상 대장, 가운데와 오른쪽은 대장암이 진행된 모습)

대장내시경 영상 비교(왼쪽이 정상 대장, 가운데와 오른쪽은 대장암이 진행된 모습)


국내 대장암 수술, 표준화된 최소 침습 수술이 대세

대장암을 포함한 최근 국내 암 치료성적은 매우 우수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국내 대장암 수술 후 사망률은 전체 평균 0.85%로 매우 낮게 나타났고, 대장암 4기 환자를 포함한 수술 후 5년 생존율도 70%가 넘는 등 다른 유수의 국가들보다도 치료 성적이 매우 좋습니다. 또한, 평균 입원기간 역시 점차 감소하고 있어, 일상으로의 조기 복귀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입원비 등의 경제적 부담도 줄이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의 중심에는 최소침습수술이 있습니다. 최소침습수술에는 대표적으로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이 있는데, 대장암 환자의 90% 정도는 복강경으로 수술을 진행합니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큰 절개창 대신 작은 절개창을 내고(1.5㎝ 이내 4~5개 또는 2~3㎝ 1개) 이 구멍을 통해 비디오카메라 및 각종 기구들을 복강 내에 넣고 시행하는 수술을 말합니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부위가 작아 흉터가 적고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수술 후 장 운동 및 전신적 상태의 회복이 빠른 편입니다. 또 음식 섭취를 조기에 할 수 있어 정상 생활로 복귀하는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로봇을 수술자가 원격으로 조정해 시행하는 로봇수술은 직장암 중 난이도가 높을 경우 시행할 수는 있지만, 값비싼 비용에 비해 뚜렷한 장점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립된 근거는 없는 실정입니다.

대장암 완치와 정복을 위한 길

여전히 암은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하지만 국가 암 검진을 통한 대장암의 예방과 조기발견, 근치적 수술방법과 환자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 그리고 최소 침습 수술을 통해 환자의 생존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수술 후 회복과 일상으로의 복귀도 보다 빨라지고 있습니다. 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진단하려는 노력과 적극적인 치료로, 대장암 완치와 정복에 다가갈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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