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찬수 학장 명의 의대 입장문 발표
"의대 증원, 공공의대 설립 비현실적"?
"학생 불이익 때 교수들 나설 것"
신찬수 서울대 의과대학 학장이 “의대생들이 불이익을 받는다면 교수들이 나서겠다”며 “제자 보호가 병원 진료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26일 밝혔다. 의사 파업과 의대생의 실기시험 응시 집단 거부에 정부가 강경 대응으로 맞서자 학생과 전공의를 감싸고 나선 것이다. 서울대 의대는 이날 신찬수 학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신 학장은 먼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역간 의료 격차, 필수 비인기 전공 과목 인력 부족 등 정부의 문제의식에는 충분히 공감하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것과 같은 비현실적인 대책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을뿐더러 장차 더 많은 문제를 창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즉각 정책 강행을 중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이후 의료계와 함께 원점부터 심도 있는 공론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정부에 정책 전면 철회를 요구한 셈이다.
이어 정부가 전공의 파업과 의대생 휴업에 강경 대응할 경우 교수들도 집단 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신 학장은 “의대생, 전공의에 대해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난이 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나 이들의 집단행동은 불합리한 의료정책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순수한 열정의 산물이라고 판단한다”며 “혹시라도 의과대학생들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스승인 우리 교수들이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당한 주장을 하는 제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것이나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신 학장은 “의료계 파업과 의사 국가고시 일정들을 고려할 때 9월초가 지나면 의정 대립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며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결정적 기로를 앞에 두고 사태해결의 열쇠를 쥔 정부의 지혜로운 결단을 간절한 마음으로 촉구한다”고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이번 입장문은 의대 보직교수와 주임교수들의 의견을 모은 것이라고 신 학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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