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자 3,000여명 중 300여명만 시험 의사
개별확인 때 실제 모두 응시취소 응답하면
최악의 경우 내년 수련의 2,700여명 부족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 등에 반발해 의대생 89%가 내달 열리는 의사 실기시험 응시를 취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대생들이 집단으로 실기시험을 거부하는 건 실기 도입 후 11년 만에 사상 처음이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은 26일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 의사 실기시험 응시거부 결정으로 25일 오후 6시 기준 의사 실기시험 접수인원 3,172명 중 2,823명이 응시취소 및 환불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은 의대생들의 집단 취소 등에도 불구하고 정부 결정에 따라 예정된 대로 9월1일부터 10월27일까지 시행된다. 국시원은 응시 취소 신청자의 시험 취소 진위를 개인별로 확인하기 위해 30일까지 전화로 본인 여부 및 취소 의사 재확인을 거칠 예정이다. 국시원 전화를 받고 응시 취소 의사를 번복하면 예정대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취소 의사를 유지하면 응시수수료는 환불 받을 수 있다. 다만 올해 응시취소를 하더라도 내년 시험을 치를 수 있어 의사면허 기회의 영구 상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국시원 관계자는 "의사 실기시험이 처음 실시된 2009년 이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3,000여명에 달하는 의대생들이 올해 실기시험을 치르지 않을 경우 당장 내년부터 대형병원을 비롯한 수련병원들은 인력난에 시달릴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응시취소 및 환불신청서를 제출한 이들이 이를 유지할 경우, 실제 시험을 치르는 인원은 329명에 불과하다. 내년에 새롭게 배출되는 의사인력이 300여명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번에 시험본 사람들이 나와서 전국 병원에서 인턴을 하기 때문에 당장 수련병원들 모두 문제가 발생한다"면서도 "집단적으로 거부하는 움직임 때문에 억지로 응시취소한 이들도 있을 것이어서 아마 개별적으로 의사를 확인하면 취소 철회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기성세대들이야 본인들의 이해관계에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의대정원 확대 등 이슈에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걸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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