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의원 100% 확보... 대선후보 확정
전대 첫 날부터 관례 깨고 현장 방문해 연설
규모 줄인 오프라인 행사로 민주당과 차별화
마스크 미착용 등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나흘 일정으로 시작된 공화당 전당대회를 사실상의 '원맨쇼' 장으로 만들었다. 대선후보 확정 과정에서 대의원을 '싹쓸이'하는가 하면 후보 수락연설 전까지 몸을 낮추는 관례를 깨고 첫날부터 전대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게다가 첫 연설부터 대선 패배시 불복 가능성을 거듭 내비쳤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본인이 앞장서서 이번 전대를 파격ㆍ논란의 장으로 만들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공화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트럼트 대통령을 11월 대선에 출마할 후보로 공식 확정했다. 특히 각 주별 경선 결과를 공개하는 '호명투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대의원 2,550명 가운데 단 한명도 다른 경쟁후보에게 내주지 않고 100%를 확보했다. 사실 공화당 경선에는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조 월시 전 하원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미 3월 중순부터 승부는 결정난 상태였다. 이날 행사에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만장일치로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호명투표가 후보 확정에 필요한 대의원 수를 넘길 무렵 행사장에 들어섰다. 그는 당원들이 "4년 더"를 외치며 환호하자 "정말 그들(민주당)을 미치게 하고 싶다면 '12년 더'라고 말하라"며 호응을 유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자화자찬하며 "바이러스가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겨냥해 "선거를 훔치기 위해 코로나19를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선거에서 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부정선거"라며 우편투표 조작 가능성을 다시 강조했다.
AFP통신은 "트럼프가 전대에서 모든 쇼맨 본능을 발휘해 현 상태로는 대체로 패배가 예상되는 대선 흐름을 바꾸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후보는 전대에서 공식 지명된 뒤 피날레를 장식하는 수락연설을 통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게 통상적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부터 현장을 직접 찾아 스스로를 전대의 중심에 세웠다는 점에 주목한 분석이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사 참석은 코로나19 탓에 대중 유세를 자제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차별화를 의식한 측면도 커 보인다. 공화당은 화상으로 호명투표를 진행한 민주당과 달리 규모는 축소하면서도 336명의 각 주 대의원들이 현장투표를 진행함으로써 '오프라인 전대'의 모양새를 갖췄다. 저녁에 이뤄진 찬조연설도 워싱턴의 한 강당에 연단을 설치해 진행하는 등 사전 녹화 영상을 내보냈던 민주당과 달리 현장 분위기를 살리려 했다.
이는 코로나19 부실대응 비판을 정면돌파하고 상황 통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번 전대 참석자들 가운데 감염 사례가 나올 경우 컨벤션 효과가 반감될 우려를 동시에 안고 있다. 실제 현지 언론들은 "6피트(1.8미터) 간격 유지, 마스크 착용 등의 권고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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