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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태풍 '바비', 오늘밤 제주 먼바다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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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태풍 '바비', 오늘밤 제주 먼바다 때린다

입력
2020.08.25 16:46
수정
2020.08.25 23:53
1면
0 0

지난해 9월 한반도 강타한 '링링'과 닮은 꼴
25일 밤 11시 제주 육상에 태풍경보 격상?
기상청 "최대 초속 40~60m 강풍 예고"

지난해 9월, 태풍 '링링'이 동반한 강풍의 영향으로 서울 중구 서울시청 남산 별관 진입로에 서 있던 높이 15m 나무가 쓰러졌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태풍 '링링'이 동반한 강풍의 영향으로 서울 중구 서울시청 남산 별관 진입로에 서 있던 높이 15m 나무가 쓰러졌다. 연합뉴스

지난해 가을 내습한 바람태풍 '링링'과 닮은 꼴인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향해 접근하면서 25일 밤부터 제주에는 강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졌다. 26일부터 전국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태풍 바비는 '매우 강'의 위력으로 서해상으로 북상 중이다. 26일 오후 6시 전남 목포, 27일 오전 2시 충남 태안 앞 바다를 지나 오전 5시를 전후로 서울에 최근접할 전망이다.

태풍 바비는 강수량이 비교적 적었지만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나갈 정도의 바람을 동반한 링링과 유사한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된다. 기상청은 바비의 최대 순간 풍속을 초속 40~60m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커다란 돌이 날아갈 수 있는 정도의 바람 세기로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이날 태풍 바비가 "오후 9시 현재 제주 서귀포 남남서쪽 약 320㎞ 해상에서 시속 16㎞로 북상하고 있다"며 "26일에는 태풍 반경이 400㎞가 넘게 발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든 제주에는 이날 오후 9시까지 40~80㎜의 비가 내렸고, 초속 20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11시를 기해 제주도 육상에 내려진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격상했다.

예측 경로대로라면 태풍은 남한에 상륙하지 않고 서해상을 지나갈 뿐이지만 우리나라는 바람이 많이 부는 '태풍의 우측 반원'에 드는데다, 강풍 반경이 커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태풍 바비는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산맥의 이름에서 따왔다.

기상청이 25일 오후 3시 발표한 제8호 태풍 '바비'의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기상청이 25일 오후 3시 발표한 제8호 태풍 '바비'의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기상청 예측에 따르면 태풍 바비가 몰고 올 바람의 강도는 지난해 9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링링과 유사하거나 이를 상회할 수 있다. 링링은 당시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54.4m에 달했다. 바람에 무너진 담벼락에 깔리고, 바람에 뜯긴 지붕 패널에 맞는 등의 사고로 3명이 숨졌다. 태풍이 지나가는 동안 16만여가구가 정전됐다. 링링의 영향권에 들었던 일본에서는 자동차가 강풍에 힘 없이 날아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링링은 1959년부터 우리나라를 거쳐간 태풍 중 다섯번째로 강한 바람을 기록했다. 역대 가장 거센 바람을 일으켰던 태풍 1위는 일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60.0m였던 매미(2003년), 2위는 초속 58.3m의 프라피룬(2000년), 3위는 초속 56.7m의 루사(2002년)다.

지난해 9월 태풍 '링링'이 몰고 온 강풍으로 서울 도봉구 한 교회의 첨탑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태풍 '링링'이 몰고 온 강풍으로 서울 도봉구 한 교회의 첨탑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우리나라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치는 26, 27일 제주도와 전라도 서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초속 40~60m의 강풍이 불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태풍의 강도는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10분 평균)에 따라 단계별로 구분한다. 초속 17~25m의 바람에는 간판이 날아가고, 이보다 센 초속 25~33m의 바람은 지붕이 날아갈 정도의 위력을 지닌다. 초속 33~44m의 강한 바람에는 기차가 탈선할 수 있다. 초속 44~54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경우 사람과 커다란 돌이 날아갈 수 있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로 특히 제주도, 남해안, 서해 도서와 서쪽 지방은 막대한 강풍 피해가 우려된다"며 "시설물 점검과 안전사고 대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철탑, 공사장, 가로수, 건물 부대시설 외에도 양식장, 대교, 전기 시설,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비닐하우스, 가건물, 높은 건물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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