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우리의 교육은 입시위주의 경쟁 교육으로 상호 협력하고 배려하는 문화 부재 등에 대한 비판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대응을 경험하면서 우리 국민이 창의적이지도 않고 잠재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사회문화와 제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우리 교육의 현실을 직시해 보면 모든 것이 대학입시에 맞물려 있어 학교는 시험성적 지향의 학업성취도에 몰입되어 있다. 대학서열구조와 학벌체제로 인한 고용의 불공정 구조로 과열 입시 경쟁체제가 고착화되었고, 이는 결국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 초중등 공교육의 파행적 운영, 자살 증가, 인구의 수도권 집중 등 갖가지 교육적·사회적 초양극화 현상을 발생시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는 우리 국민의 내재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체제로 대전환되어야 한다. 우선, 인재상과 학력관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앞으로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인간과 컴퓨터 등과의 연계 협력을 통해 집단지성과 집단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네트워크형 인재가 필요하다. 그에 따라 학력은 개인의 특성과 잠재 역량과 더불어 발전하는 네트워크 역량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둘째, 창의·협업 역량 교육, 네트워크형·디지털 기반형 학습지원시스템 개편을 통해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 교육성취 결과 등 학교교육의 학습생태계가 혁신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학습과 삶의 만족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학교는 변혁되어야 한다.
셋째, 지금까지 우리 교육을 지배해 온 개인 간·학교 간 경쟁체제에서 네트워크 및 협력체제로 전환하여 함께 성장하는 공유성장형 교육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고질적 문제인 교육양극화와 학교서열구조, 학력학벌구조를 해소함으로써 학생들은 포기와 절망, 좌절이 아닌 자신만의 역량과 잠재력을 학교공간에서 스스로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인간의 욕망과 갈등에 의해 전쟁, 세계경제 및 질서 위기를 맞이하였다면, 현재는 인간의 내재적 요인이 아닌 코로나 바이러스, 세계적 이상 기후라고 하는 외재적 요인에 의해 탈세계화, 글로벌 공급 체인 변화, 사회·경제적 초양극화 심화, 비대면사회 확산 등 우리가 살고 있던 사회의 근본 구조가 변하는 뉴노멀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면 대응이 아닌 창조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미래를 대응한다는 취지로 선진국 교육을 따라하는 추격형 교육개혁에서 벗어나 한국형 교육체제 구축으로 선도형 글로벌 교육가치사슬을 모색하는 자신감있는 교육이 필요하고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