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30ㆍ두산)이 8월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며 중상위권 싸움에 휘말린 팀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24일 현재 정수빈은 8월 19경기 타율 0.400으로 이명기(NCㆍ0.437)에 이어 리그 2위다. 빠른 발을 토대로 월간 득점 15점(5위)에 타점도 10개를 올리며 맹활약 중이다. 월간 도루 4개로 김지찬(삼성ㆍ7개) 이유찬(두산ㆍ6개) 등 젊은 후배들과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특기인 외야 명품 수비는 여전하다.
정수빈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수비에서 뛰어난 타구 판단과 다이빙 캐치, 빠른 발로 수비와 주력에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방망이가 좀처럼 달궈지지 않았다. 개막 후 5월 타율 0.256에 그쳤고 6월에도 0.270으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달 10일 롯데전에서는 0.247로 시즌 최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7월 14일 SK전 3안타를 시작으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타격감을 폭발시키고 있다. 매 시즌 징크스처럼 겪었던 ‘여름 부진’은 훌훌 털어버린 모습이다. 정수빈은 “여름마다 성적이 떨어졌는데 돌아보면 너무 아쉽다”면서 “날씨가 더워진 만큼 경기 전 훈련은 최소화하고 있다. 타격 훈련도 짧게 하고 수비 훈련 대신 스트레칭 위주로 컨디션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정수빈 월간 타율
5월 | 6월 | 7월 | 8월 (23일 현재) | |
---|---|---|---|---|
타율 | 0.256 | 0.270 | 0.309 | 0.400 |
무엇보다 1군 선수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부상 없이 꾸준히 시즌을 소화하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 두산은 ‘부상 병동’ 상태다.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선수 크리스 플렉센은 부상으로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고 5선발 이용찬도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 됐다. 함덕주와 김강률 등 불펜 투수들이 부상 이탈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안방은 아예 폭탄을 맞았다. 주전 포수(박세혁)와 백업(정상호), 제2백업(장승현)까지 모두 이탈했다. 여기에 주전 3루수 허경민까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정수빈은 그러나 꿋꿋이 87경기를 소화하면서 수비 이닝(715이닝)을 팀 내에서 가장 많이 책임졌다. 리그 전체 외야수로 넓혀도 2위 수준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단 한 번도 아프다거나 피곤하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그의 역할을 높게 평가했다. 정수빈은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예전 못해서 출전하지 못할 때를 돌아보곤 한다”면서 “크게 다치지 않는 이상 계속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정수빈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팬들 사이에서는 정수빈의 7월 반등, 8월 불방망이가 이와 무관치 않다는 농담도 나온다. 정수빈은 “시즌 초반엔 신경이 쓰였지만 지금은 훨씬 마음이 편하다”면서 “열심히 했고 열심히 달려왔다. 어떤 대우를 받든 인정하려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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