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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는 죄인가' 물은 신학자 출교 조치에 개신교계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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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는 죄인가' 물은 신학자 출교 조치에 개신교계 '시끌'

입력
2020.08.2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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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허호익 전 교수 출교 조치에
신도ㆍNCCK 등 "학문 자유 말살" 비판

허호익 전 대전신학대 교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허호익 전 대전신학대 교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교회 내 성소수자 문제를 연구해 온 허호익 전 대전신학대 교수에 대해 교회가 면직 및 출교 처분을 내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회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대전서노회 재판국은 허 전 교수에 대한 출교 조치를 내렸다. 출교 조치에 따라 허 전 교수는 목사 직을 박탈당하고 예장통합 소속 교회의 출입도 금지된다. 이번 결정은 허 전 교수가 지난해 저서 '동성애는 죄인가'를 출간하고 대학 강의 중 동성애를 옹호하는 듯한 내용을 말해왔다는 이유에서다. '동성애는 죄인가'는 성경에 등장한 동성애 관련 내용을 재검토하면서 현대 교회의 동성애 허용 역사를 소개해둔 책이다.

허 전 교수는 교단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책과 강의를 통해 성경은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고 있음을 강조했고 동성애는 죄가 아니라고 했다는 내용은 허위이며 무고”라 주장했다. 이어 "현직 교수도 아니고 조기 은퇴한 목사에 대한 폭거"라고 비판했다. 허 전 교수는 3년 전 교수직에서, 재작년에는 목사직에서도 물러나 현재 은퇴 목사 신분이다.

허 전 교수에 대한 출교 조치 사실이 알려지자 23일 예장통합 내 목회자와 신도들로 구성된 '허호익 목사와 함께 하는 모임' 측은 "동성애에 대한 학문 연구, 저술 활동 등을 학문적 토론이나 비판 대상으로 보지 않고 치리(治理ㆍ죄를 꾸짖어 벌을 줌)의 대상으로 본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학문 자유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모임은 교회 판결의 부당성을 알리고, 재판을 무효로 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개신교 내 진보 성향의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도 25일 논평을 내고 "허 전 교수의 저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성소수자를 이해하는 데에 기여하였으며, 소수자에 대한 보편적 관점과 역사 자료를 소개한 보기드문 신학적 역작"이라며 "성소수자에 대한 학문적 연구 조차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통합 교단 총회의 헌법 정신인가"라고 꼬집었다.

동성애 문제로 교회로부터 징계나 재판을 받는 교인들의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2년 전 장로회신학대 학생들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날'을 맞아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색깔의 옷을 입고 예배수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고,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이동환 목사는 지난해 인천 퀴어 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 축복식에 참여한 사실이 논란이 일면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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