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 상황 전하는 가상 트윗
시민들 "언론이 한국인 차별 정당화 한다" 등 비판?
NHK "사실 기초한 것이지만 배려 충분치 않았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1945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 당시의 전후 상황을 전하는 가상의 히로시마 시민 트윗을 연재하면서 한국인 차별을 조장할 수 있는 표현을 게재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고 일본 도쿄신문 등이 전했다. 22일에는 시민들이 히로시마 방송국 앞에서 "'헤이트 스피치'(특정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표현)를 그만해라", "부주의한 투고를 삭제하라" 등을 외치며 항의했다. 온라인에서도 “언론이 차별을 정당화한다”는 등 비판이 커진 상황이다.
25일 도쿄신문, 교도통신에 따르면 NHK 히로시마 방송국은 전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1945 히로시마 타임라인' 게시물 일부가 재일 한국인 차별을 부추긴다고 비판을 받은 문제와 관련 사과문을 올렸다.
NHK 히로시마 방송국은 "6월 16일과 8월 20일 트윗과 관련 다양한 의견을 받았다"며 "전쟁(태평양전쟁) 시대에 중학교 1학년이 보고 들은 것을 충분한 설명 없이 게재해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배려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또 수기를 제공한 사람도 1945년 당시 생각을 현재도 갖고 있는 것처럼 오해를 낳았고,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고교생 등 관계자들에게도 폐를 끼쳤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 방송국은 3월부터 '만약 75년 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있었다면? 1945 히로시마 타임라인'이라는 제목으로 태평양전쟁 당시 히로시마 원폭 투하 전후 상황을 중계하고 있다. 당시 실존 인물 3명의 일기를 토대로 가상의 트윗을 매일 올려 화제를 모았지만, 중학교 1학년 소년의 가상 트윗 일부가 당시 조선인을 차별적으로 표현해 논란이 됐다.
태평양전쟁 중인 1945년 6월 16일 13세 소년 ‘슌’의 가상 트윗을 보면 "조선인 놈들은 '이 전쟁 금방 끝나요', '일본은 질 거예요'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다. 나도 모르게 발끈해 분노에 차 받아 치려고 했지만 중과부적 (衆寡不敵)"이라며 "게다가 상대가 조선인이라면 할 말이 없다"고 기술돼 있다.
전쟁이 끝난 같은 해 8월 20일의 가상 트윗에선 "조선인이다!! 전승국이 된 조선인 군중이 열차에 올라탄다!"라며 "'패전국은 나가!' 압도적인 위력과 박력. 고함을 치면서 초만원인 열차의 창문을 깨부수고 가서 앉아 있던 승객을 내팽개치고 깨진 창문으로 전원이 우르르 몰려왔다"고 썼다.
수많은 시민들의 비판 속에서도 해당 트윗은 삭제되지는 않은 상태다. NHK홍보 담당자는 도쿄 신문에 “수기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 혼란한 상황 속 실제 표현을 따라 게재했다”며 “편견이나 차별이라는 지적은 있지만 그러한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