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퇴진을 결정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부회장)가 지인들에게 전한 편지를 통해 40여년을 '롯데맨'으로 지낸 소회와 사임 결정 배경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존이 위협받는 중요한 시점에서 젊은 리더를 위해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황 부회장은 25일 오전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롯데그룹은 지금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이 시점에서 후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판단해 지난해 말 신동빈 회장에게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황 대표이사 후임으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이사회보다 훨씬 앞선 지난해 말 이미 퇴임을 결정했다는 게 황 부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편지에서 1979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여천공장 엔지니어로 입사한 이후 지내온 세월을 돌아봤다. 황 부회장은 "1995년 6조원 남짓이었던 롯데그룹 매출이 현재 70조원 이상으로 성장했다"며 "성장의 역사에 있을 수 있었던 건 그간 그룹에 몸담았던 선후배님들과 그룹 외부에서 도와주신 여러분 덕분"이라고 전했다.
그룹의 위기 상황을 되짚기도 했다. 그는 "최근 후계구도 분쟁과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ㆍ사드) 문제, 2019년 한일 갈등,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그룹은 많은 영향을 받았고 받고 있으며 디지털 혁신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요구 등으로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지난해 말 이미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경영환경에 맞춰 지금 퇴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부회장은 이사회 의결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는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 역할만 맡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