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전 긴급승인' 움직임 제동
"다른 잠재적 백신 임상에도 방해된다"
미국 내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검증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월 대선 전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구상에 제동을 건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효능을 확인하기 전 백신의 긴급사용이 승인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긴급승인은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실히 확인한 후 논의할 사안이라고 파우치 소장은 강조했다.
전날 뉴욕타임스(NYT) 등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민주당 지도부와의 면담에서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을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마치기 전 긴급승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우려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을 성급하게 승인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중 하나는 다른 잠재적 백신들의 임상시험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백신이 승인을 받아 접종을 시작하면 다른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에 참여하려는 지원자가 급감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주요 백신 개발업체 중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와 제약사 화이자가 3만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3상 임상시험 개시를 앞두고 있고,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은 그 두 배 규모인 6만명의 참가자를 모집해 3상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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