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확산 못막으면 거리두기 3단계 불가피"
이달 말까지 1주일이 준비할 골든타임
"스스로 방역수준 미리 격상해 충격파 대비를"
최근 10일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000명에 육박하면서 방역 최종 카드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한 정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3일부터 거리두기 2단계를 전국 단위로 확대 적용했지만, 여전히 200~300명대 확진자가 전국에서 매일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데다, 감염원을 모르는 깜깜이 환자가 많아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게 쉽지 않아서다.
2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전일 대비 266명 늘어 누적 1만7,665명에 달했다. 이 중 258명이 지역사회 발생으로, 약 78%(201명)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나머지는 제주와 대구를 제외한 전국에서 두루 나타났다. 지역사회 발생은 나흘 만에 200명대로 줄었지만, 주말 검사가 적었던 탓이 크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누구도 감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확진자 한 명이 수백명의 접촉자를 만들고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이대로 확산세가 유지되면 이후 1주일을 전후해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고 잇따라 호소했다. 전날 당국이 향후 1주일을 3단계 전환의 마지노선으로 선포한 데 이어,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금 막아내지 못하면 3단계로 격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금주 수도권 확산을 못 막으면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라며 시한을 구체화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3단계로의 전환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면서도 "3단계는 '봉쇄령'이나 다름없는 만큼 남은 한 주 동안 정부와 개인, 기업 모두가 방역에 힘써 단계 격상을 막되 동시에 3단계 시행 후 발생하는 충격에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주일을 지켜보겠다'고 선을 그은 정부의 방침대로라면 사실상 3단계 시행을 준비할 골든타임의 초침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골든타임이 종료되는 이달 말까지 1주일간 우선 정부는 2.5단계에 준하는 수준으로 방역을 강화하되 현재 바이러스 확산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카페나 식당 등에 대한 강력한 방역수칙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5단계 방역으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놔야 사회 전반이 충격을 덜 받는다는 얘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카페 등에서 음식을 먹을 때만 마스크를 벗으라 하지만, 사실 마스크를 벗는 순간 감염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차라리 무조건 테이크아웃 또는 배달만 허용하는 게 알맞은 지침"이라고 주장했다.
3단계 격상전 서둘러 정부가 중증환자 병상 및 의료인력 확충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당부도 이어진다. 전국으로 산재한 병상을 끌어모으고, 파업으로 동력이 약화된 의료인력을 결집하는 컨트롤타워가 시급히 작동해야 3단계 전환 이후 의료시스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무증상ㆍ경증환자를 관리하는 생활치료센터는 금방 확충할 수 있지만 중환자 병상은 그렇지가 않다"며 "민간 협조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병상을 관리할 수 있는 간호인력이 병상 당 최소 6~7명씩 있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기 교수는 또 "겨울이 되면 3차 파도가 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해 중환자실 간호인력을 꾸준히 양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개인과 기업 등 단체의 준비도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중대본은 "외출, 행사, 여행을 취소하고 마스크를 바르게 착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역수칙에 거듭 방점을 찍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인과 기업은 아예 3단계에 준하는 수준으로 스스로 방역강화를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아무리 방역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고 해도 개인과 기업이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 교육수장들이 "선제적으로 원격수업을 시행하자"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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