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교인 최소 10여 명이 자가격리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를 넘은 일부 교인들의 잇따른 일탈 행위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앞서 지난주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 파주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교인이 병원을 뛰쳐나오고, 포천시에 사는 사랑제일교회 교인 부부가 검체를 채취하러 온 보건소 직원을 껴안고 난동을 부려 시민의 우려를 샀다.
23일 전국 자가격리자 관리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자가격리를 어긴 사랑제일교회 교인은 20명이다. 지난 12일 교회 관련 첫 확진자가 나와 방역당국이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자가격리를 통보한 뒤 21일까지 전국에서 보고된 사랑제일교회 관련 자가격리 위반 사례를 합산한 수치다. 하루에 3명꼴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자가격리 위반자가 나온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새 하루에 5, 6건의 자가격리 이탈 사례가 보고됐는데 그중 3, 4명이 사랑제일교회 관련으로 무단이탈 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자가격리 위반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위반 사례 상당수는 '병원 방문 주장 이탈'이었다. 선별진료소와 보건소 등 정부에서 하는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믿을 수 없으니 자신이 아는 병원에 가 검사를 받고 오겠다며 '생떼'를 부리며 집을 나간 교인들이다. 자가격리 시작과 동시에 해제 시까지 격리자는1, 2회의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가 특정 교회의 교인들에 대한 검사결과를 조작한다는 '가짜뉴스'에 현혹된 사례로 보인다"며 "자가격리자로 지정되면 그 명단이 병원 전산망에도 뜨는데 일부 사랑제일교회 관련 자가격리자가 병원을 찾아 병원에서 신고가 들어온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교인을 비롯해 확진자 접촉자 등 사랑제일교회 관련 자가격리자는 이날 전국에서 2,300여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총 841명으로, 서울에서 과반인 49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 소재지인 서울 성북구에선 교회 관련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구내 자가격리자가 1,550명을 넘어섰다. 25개 자치구 중 최다 자가격리 규모다.
성북구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역학조사팀을 기존 3팀에서 20팀으로 증편했다"며 "자가격리자는 하루에 두 번씩 전담 공무원이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속출로 지역 확산 우려가 커지자 교회 인근 장위2동은 주민센터 앞 상가 가게 9곳 중 4곳은 문을 닫았다. 전날 찾은 한 음식점 입구엔 '사랑제일교회 뉴스 방송에서 안 나올 때 오픈하겠다'는 문구가 적힌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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