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코로나 '3차 감염ㆍ 깜깜이' 뒤범벅 확산...이틀간 21명 확진

김영록 전남지사 긴급 발표문 통해? "다중시설 전파가 우려된 위중한 상황" 전달

김영록 전남지사가 22일 오후 도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도내 확진자 대규모 발생에 따른 긴급 발표문믈 발표하고 있다. 김 지사는 사람간 접촉을 통해 지역감염이 확산되고 있으므로 ‘외출 자제, 외식 자제, 소모임 자제’를 반드시 실천해 달라고 주문했다. 전남도 제공

전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니19) 확진자 10여명이 추가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도는 21일 밤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순천시(5명), 화순군(3명), 광양시(3명), 진도군(3명), 영광군(1명), 곡성군(1명) 등지에서 총 1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22일 밝혔다.

급기야 이날 오후 김영록 전남지사는 코로나19 확진자 대규모 발생에 따른 긴급 발표문을 통해 "이틀에 걸쳐 도내에서만 21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짧은 기간에 3차 감염까지 일어나고 있어 대단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지사는 코로나19 지역 감염 현황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순천은 전남 51번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한 것으로 추정했다. 홈프러스 푸드코트에서 확진자 옆 자리에서 식사한 택시 운전사, 병원 직원, 주부 1명 등 3명이 확진되고, 이마트 돈가스 업주 1명도 코로나19 검사결과 양성으로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순천 시민들이 이용한 다중시설에서 발생한 사례로, 추가 감염 등 폭발적인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화순은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60대 남성 A씨(전남 59번)와 부인(전남 60번), 이웃주민 70대 여성(전남 64번) 등 3명이 확진됐다. 전남 59번으로부터 시작된 발병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정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깜깜이 감염'으로 분류된다.

지난 18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한 마을의 유일한 길목에서 공무원이 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에 외부인 방문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광에선 앞서 대구 친정을 다녀온 후 확진된 60대 여성 B씨(전남 46번)와 접촉한 60대 남편(전남 61번)이 자가격리 중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진도는 지난 18일 확진된 70대 남성(전남 44번)의 누이인 70대 여성(전남 62번)이 자가격리 중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됐다. 또 44번 밀접 접촉자인 60대 여성과 40대 남성이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 3차례에 걸친 검사를 통해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진도 지역 추가 확진자 3명은 모두 자가격리 중 양성 판정을 받아 추가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순천에서는 서울에서 열린 전자화폐 사업설명회를 다녀온 70대 여성 C씨(전남 50번)와 밀접 접촉한 50대 여성(전남 63번)이 감염됐다. 또 C씨의 아들( 전남 51번)과 접촉한 순천지역 4명(전남 71~74번)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광양시에서도 22일 오전 3명이 확진됐다. 이들은 (전남 67~68번) 확진자는 21일 전남 53번 확진자인 60대 여성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남 53번 확진자는 서울에서 딸 가족을 만났으며 딸과 사위, 손녀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곡성에서는 수해 이재민인 30대 남성(전남 47번)과 접촉한 30대 여성(전남 65번)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이날 추가 확진자들을 격리ㆍ치료하기 위해 조선대병원과 순천의료원, 강진의료원 등지로 이송 조치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자 전남도는 22일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실내에선 50명 이상, 실외에선 100명 이상의 모임과 행사가 전면 금지된다. 유흥주점과 노래연습장, PC방 등 고위험시설 운영이 중단되며 공연장,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 12종은 핵심 방역수칙 준수가 의무화 된다. 노인요양병원과 장애인생활시설 등은 외부인 면회가 금지되고 가상화폐 투자설명회 등 방문판매업의 집합 역시 전면 금지된다. 특히 종교시설은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 집합이 전면 금지되고 학교는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키로 했다.

김 지사는 "도내에서 3일간 26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증가속도가 빨라 외출ㆍ외식 자제와 마스크 착용 생활화를 당부 드린다"면서 "집중호우와 폭염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청정 전남'을 지켰듯이 도민들이 힘을 합쳐 코로나 확산을 막아내자"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