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서 남자 목욕탕 CCTV 공유 의혹...경찰 내사 착수

남자 목욕탕 CCTV 화면이 올라온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찰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단톡방)에 남성 목욕탕 폐쇄회로(CC)TV 화면이 공유됐다'는 신고를 접수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21일 "경기남부경찰청에 해당 사건을 배당해 내사에 돌입할 것"이라며 "엄정한 수사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사이버범죄 상담시스템(eCRM)을 통해 신고를 접수했다. 해당 화면은 경찰 수사 전 이미 일간베스트와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됐다.

남자 목욕탕 CCTV 화면이 올라온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에 게재된 단톡방 캡처 화면에는 목욕탕 탈의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남성들이 옷을 갈아 입는 CCTV 촬영본이 포함됐다. 해당 게시물을 단톡방에 처음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애비(아버지)가 뭐 가져오라고 시켜서 관리실에 들어갔더니 구석진 모니터에 덩그러니 있었음"이라고 썼다. 단톡방 참가자들은 남성의 신체 부위를 조롱하거나 이른바 '한남'(한국 남성 비하 표현)이라고 적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는 '원래 목욕탕에 CCTV 설치가 가능한 것이냐, 혹시 여탕에도 있는 것이냐'고 묻자, 게재자는 "불법인데 그냥 설치해 놓은 것 같다" "애비가 운영하는 데가 좀 오래된 곳이라 그런 것일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신고만 안 당하면 장땡(문제없다)"이라고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신고자의 관할 지역 경찰서에 관련 사건을 내사하도록 지시했다"며 "내사로 관련 내용 파악 후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