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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無 지적에도.. '외부의 적' 때리기 경연대회 된 與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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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無 지적에도.. '외부의 적' 때리기 경연대회 된 與 전당대회

입력
2020.08.23 10:00
수정
2020.08.24 08: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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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근택(왼쪽부터) 변호사, 최현 박주민 당대표 선거대책본부 기획상황실장 등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민원봉사실 앞에서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한 감염병예방법 위반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죄, 공무집행방해죄 등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현근택(왼쪽부터) 변호사, 최현 박주민 당대표 선거대책본부 기획상황실장 등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민원봉사실 앞에서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한 감염병예방법 위반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죄, 공무집행방해죄 등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29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집안 잔치'로 끝날 분위기다. 당권 후보간 치열한 경쟁은 찾아보기 힘들고 외부의 '공적'을 향한 비판과 성토만 이어지고 있다. '관심' '논쟁' '비전'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로 이미 변질됐다는 비판이 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전당대회 최대 유권자인 '친문재인'(친문) 권리당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충성 경쟁'이 과열된 탓이다.


전광훈, 윤석열만 때리고 또 때리는 후보들

요즘 민주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의 '입'은 일제히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향해 있다. 8 ㆍ15 광복절 서울 광화문 대규모 집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다시 확산시킨 책임을 전 목사에게 돌리느라 바쁘다.

당권 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22일 비대면으로 열린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 “정부의 간곡한 호소와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방역에 도전한 세력은 현행 법령이 규정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응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당권 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전 목사 등을 향해 “사실상 테러 집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박주민 민주당 의원 캠프 측은 21일 광화문 집회를 신고한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당권 주자 3인이 당의 노선과 비전을 놓고 다투기보다 외부에 시선을 돌리는 것은 '내부 경쟁'이 그 만큼 미지근하다는 방증이다.

최고위원 경선도 마찬가지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22일 합동연설회에서 “부동산 투기세력과 윤석열 검찰총장, 바이러스 테러범을 부추긴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민주당이 싸워야 할 '외부 적'으로 규정했다. 이 의원은 21일에는 8ㆍ15 집회가 열린 건 집회를 허가한 판사의 과도한 판결권 때문이라면서, 판사의 이름을 딴 '박형순 방지법'을 발의하는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주민, 김부겸, 이낙연 (왼쪽부터)후보가 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 대표, 최고의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대구=뉴스1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주민, 김부겸, 이낙연 (왼쪽부터)후보가 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 대표, 최고의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대구=뉴스1


"민심 반영 못하는 전당대회 구조가 원인"

후보들이 너도나도 자극적 발언을 쏟아내는 이유는 있다. 코로나와 수해로 인해 합동 연설회 일정은 물론 TV토론회까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여론 주목도 자체가 줄었다. 당권 경쟁도 '이낙연 1강 구도'가 튼튼해 흥행 요소가 별로 없다.

문제는 전당대회가 이런 분위기로 마무리되면 새 지도부가 뜬다 해도 당의 활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3무 전당대회다. '관심'이 없고 '논쟁'이 없고 '비전'도 없다. 제대로 토론도 하고 논쟁도 하자"(조응천 의원), "지금과 같이 획일적인 목소리가 앞으로 지속된다면 당에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김해영 최고위원) 등 소장파 인사들을 중심으로 위기론이 나오는 건 전당대회 이후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전국 대의원 투표(45%)와 권리당원 투표(40%)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당대표 경선 규칙이 화근으로 꼽힌다. '우리 식구'와 '강경파'가 선거 결과를 절대적으로 좌우하는 만큼, 전당대회가 '당심'을 얻기 위한 집안 싸움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오히려 당의 외연을 좁히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 짙다는 얘기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전당대회가 전체 민심을 반영하는 구조여야 하는데, 친문재인계 권리 당원의 영향력이 선거 판 자체를 흔드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며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는 결과가 나올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양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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