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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무 전대’란 경고등

입력
2020.08.21 18: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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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ㆍ박주민ㆍ이낙연 후보(왼쪽부터)가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열린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토론회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ㆍ박주민ㆍ이낙연 후보(왼쪽부터)가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열린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토론회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대통령의 임기 후반 치러지는 여당 전당대회는 대개 스릴이 있다. 당청 관계의 갈림길이기 때문이다. 당도, 청와대도 재집권이라는 목적은 같은데 의중은 다르기 마련이다. 임기 말까지 주도권을 쥐고 싶은 청와대가 은근슬쩍 특정 후보를 밀기도 한다. 반면, 재집권하려면 청와대와 선을 그어야 한다고 판단한 당심은 다른 후보에게 쏠리기도 한다. 임기 말이 될수록 현직 대통령의 인기는 떨어지는 게 보통이며, 그걸 딛고 서야 하는 게 여당의 운명이다.

□ 9룡의 각축전이었던 1997년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 때다. 전대를 앞두고 김영삼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파문을 일으켰다. “깜짝 놀랄 만한 젊은 후보를 내세워 승리할 것이다.” 당시 47세였던 이인제 전 경기지사가 급부상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청와대의 ‘세대교체론’은 당의 ‘이회창 대세론’을 넘지 못했다. 막판엔 이회창 후보가 ‘3김 청산’을 주장하며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 물론 당청이 으르렁거려야 꼭 좋은 건 아니다. 그러나 너무나 조용한 건 문제다. 당청은 여권의 두 축이지 한 몸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정치의 대전제는 같을지 몰라도 방법마저 매번 같을 수 있을까. 그러니 당청 사이가 조용하다는 건 논쟁도, 직언도 없다는 뜻이다. 당이 청와대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임기 내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에 훨씬 못 미치는 처지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문제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말에도 고공행진일 가능성은 낮다는 점이다.

□ 민주당 당 대표를 뽑는 8ㆍ29 전대가 일주일 앞이다. 세 후보가 출마했지만, 그 후보가 그 후보 같다. 청와대를 향한 날 선 비판도 없고,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러니 흥행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3무 전대’란 소리가 당내에서도 나온다. 후보들은 당내 최대 계파의 마음을 얻는 데만 몰두하는 모양이다. 대선 때도 친문들 마음에만 드는 후보를 골랐다간 승리하기가 쉽지 않을 테다. 80%의 촛불민심이 모두 친문은 아닌 까닭이다. 야성 없는 여당엔 희망이 없다.

김지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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