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이해 증진'? 앞세워 지난해부터 실시
'차기 자민당 총재선거 위한 포석' 관측도
일본 방위성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방위백서 독후감 대회가 구설에 올랐다. 국방에 대한 관심과 자위대에 대한 친근감 증진을 위한 행사라는 설명이지만 ‘포스트 아베’를 노리는 고노 다로(河野太?) 방위장관 홍보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방위성은 지난해부터 방위백서 독후감 대회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발간된 2020년판 방위백서에 대해 400자 원고지 5매 이내 분량의 독후감을 모집하고 있다.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장관 표창장 수여와 함께 후지총합화력연습 및 자위대음악축제 참관 티켓을 부상으로 지급한다. 처음 실시된 지난해엔 10~20대 78명이 응모해 7명이 입상했다.
2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수상작들은 대부분 ‘국제사회 안정을 위해 활동하는 자위대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는 수박 겉핥기식 내용이었다. 반면 600쪽에 달하는 방위백서에는 사진과 그래픽으로 일반인의 이해를 도운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국제정세와 일본의 방위정책, 군사장비 등에 대한 딱딱한 설명으로 채워져 있다. 주변국이 반발하는 내용도 적지 않다. 한국 외교부는 16년째 독도 영유권에 대한 억지 주장을 편 방위백서에 항의했고, 중국 외무성도 “중국에 대한 편견과 허위로 가득 차 있다”고 비난했다.
방위성은 독후감 대회와 관련, “국민의 이해를 보다 높이고 향후 방위백서 작성에 도움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요타니 신이치(?谷信一) 군사저널리스트는 “고노 장관이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홍보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포석”이라고 지적했다. 방위백서 독후감 대회는 당초 야마모토 히로(山本朋廣) 차관이 표창장만 수여하는 비공식 행사로 기획됐으나 고노 장관이 방위성 공식 행사로 승격시켰다.
고노 장관은 지난달에는 자위대원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용도폐기 된 자위대 장비를 인터넷 경매에 붙여 화제가 됐다. 총 581만8,000엔(약 6,500만원)의 수익을 거둬 군사 마니아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는 170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린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6월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도입 중단을 주도하는 등 정치력을 발휘하며 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지스 어쇼어 도입은 배치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도 방위성이 북한 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강행하다 기술적 결함이 발견돼 좌초됐다. 이와 관련, 일반인에게 ‘국방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을 갖도록 독후감 대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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