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셀트리온 상무 "1상 임상 환자 투여 마무리"
백신보다 비쌀 듯... 생산원가 낮춰 가격 경쟁력 확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재확산되면서 치료제의 필요성도 더 높아지고 있다. 상용화만 가능하다면 최적의 약은 항체치료제다. 혈장치료제는 만들려면 완치자의 혈액이 필요하고, 임상시험 중인 다른 약들은 효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시험을 종료하겠다고 공언한 셀트리온이 최근 영장류를 마지막으로 동물실험을 마쳤고, 1상 임상시험의 환자 투여도 마무리했다.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를 책임진 이수영(48) 연구개발본부 상무는 최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임상시험 진행 상황과 예상 효과 등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이 상무는 셀트리온의 첫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연구개발을 주도한 바이오의약품 전문가다.
-영장류 실험 결과는 어땠나.
“원숭이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다음날 항체치료제를 투여하고 관찰했다. 투여부터는 24시간, 감염 이후론 48시간이 지났을 때 원숭이의 코와 목을 확인했더니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앞서 페럿과 햄스터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사람과 면역체계가 가장 유사한 영장류에서 항체치료제 작용을 확인했으니 동물실험으론 효능 입증이 완료됐다.”
-임상시험 1상에선 뭘 확인하나.
“코로나19 환자에게 항체치료제를 농도별로 투여해 약 성분이 몸에 얼마나 머무는지,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봐야 한다.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건강한 성인에게도 항체치료제를 투여하고 있다. 투여 후 아직까지 문제점은 나타나지 않았다.”
-항체치료제는 어떻게 제조하나.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 들어 있는 수십 가지 항체 가운데 중화능력(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능력)이 가장 강한 8개를 골라냈고, 그 중 제조 공정에 적합한 물성을 갖춘 하나를 선택했다. 이 항체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동물세포에 삽입한 다음 그 세포를 키워 항체를 대량생산해 치료제로 만든다.”
-그 항체가 어떻게 코로나19를 치료하나.
“항체가 몸 속에 들어가면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특정(스파이크) 단백질에 달라붙는다.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이다. 숙주세포에 침투해 증식하지 못하는 바이러스는 무력해진다.”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에도 대응할 수 있나.
“항체치료제가 달라붙는 부위에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면 결합력이 떨어지고, 이는 중화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개발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상황을 주시하면서 한편으로는 변이 발생 확률이 낮은 부위에 결합하는 ‘슈퍼항체’를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항체치료제와 다른가.
“대부분 비슷한 원리다. 중화능력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면 공급능력과 가격에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 앞서 회사가 약속한 대로 원가에 공급한다 해도 현재로선 백신보다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세포를 더 많이 키워 생산량과 속도를 높이면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항체치료제로 예방도 가능한가.
“나이가 많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 대해선 예방제로서의 역할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화학의약품 성분은 체내에 들어가면 수시간 안에 소모되는데, 항체는 반감기가 3~4주 정도다.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잘 생기지 않는 고령자나 환자들에겐 항체치료제 투여를 통해 인위적으로 항체를 넣어주면 적어도 이 기간 동안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혈장치료제와 경쟁하게 되나.
“혈장치료제는 다양한 항체가 들어 있으나 생산량이 제한되고, 항체치료제는 한 가지 항체지만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각 장단점에 맞춰 환자들에게 공급하는 식으로 상호 보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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