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에선 양성, 병원에선 음성? 뜬소문에 고통받는 방역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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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에선 양성, 병원에선 음성? 뜬소문에 고통받는 방역당국

입력
2020.08.19 17:53
수정
2020.08.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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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서 양성 판정, 다른 병원 갔더니 음성" 주장
보건소측 "그런 사례 없어...선별 진료소 외 검사 불가"
욕설 전화 수십통…"의료진 사기꺾지 말아달라" 호소

8·15 집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19일 온라인에서는 "보건소에서는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다른 병원에 갔더니 음성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더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방역당국과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보건소 "양성 판정 받았는데 병원 갔느냐" 질문에 "싸가지 없이" 고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서초구 보건소 직원과의 통화'라며 "보건소에서는 양성이라고 진단했는데 일반 병원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는 내용으로 확산하고 있는 유튜브 영상. 유튜브 캡처

'서초구 보건소 직원과의 통화'라며 전날부터 확산하고 있는 유튜브 영상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 통화에서 민원인은 "8·15 집회 관련해서 그 전날 집회했던 의사들도 보건소에서 진단검사 받으라고 문자를 받고 갔더니 양성이 엄청 많이 나왔다"며 "한 번 더 받아봐야겠다해서 병원 가서 다시 받았더니 거의 다 음성이 나와서 사람들이 서로 문자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소 직원이 "양성 판정 연락을 받았는데 움직였다는 것이냐"고 묻자 "바로 병원으로 간 것"이라고 답한다. 이후 보건소 직원이 "그러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자 해당 민원인은 "가짜 양성이지 않느냐"며 "싸가지 없이 또 거짓말을 치고 자빠졌다, 그렇게 일을 제대로 못 하니까 못 믿고 (병원에) 가서 하니까 음성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고성을 내지르기 시작한다.

이와 함께 "보건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들에게 신경안정제를 처방한다더라", "우파는 양성, 좌파는 음성 판정을 하더라"는 뜬소문도 광복절 집회 참석자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집회 주최측이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그의 법적 대리인인 고영일 기독자유통일당 대표가 교인들에게 '보건소에 가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사랑제일교회 전도사 부부는 아무 증상도 없는데 보건소에서 양성 판정 통보가 와서 의심스러워 병원에 가서 검사했더니 음성 판정이 나왔다"며 "집에 오는 길에 보건소에서 '입원할 준비를 하라'고 해 병원에 간 이야기를 하고 '뭐하는 짓들이냐' 소리쳤더니 전화를 끊고 그 후에 연락이 없다고 한다. 사무장로에게 직접 들었다"는 식의 전언도 검증 없이 확산하고 있다.

한편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의원에게도 이 같은 소문을 근거로 들어 '병원에 가서 다시 진단검사를 받아보라'는 제안을 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차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죄송하지만 저는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를 믿습니다"라고 일축했다.

보건소측 "앞뒤 안 맞아" 일축…"주말·연휴 없이 사투" 비난 자제 부탁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15일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주최로 문재인 정권 부정부패·추미애 직권남용·민주당 지자체장 성추행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초구 보건소 측에서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보건소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다른 병원에서 음성으로 번복된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며 "다른 병원에서 음성자로 나왔다는 것은 현재 선별진료소로 지정된 곳 이외에서는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신경안정제를 처방했다는 부분과 관련해서도 "보건소에서는 처방 자체를 하지 않고 있는데다 내과 진료도 코로나19로 중단한 지 오래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진단검사 후에는 결과를 통보받기 전까지 최대 3일을 자가 격리해야 하며, 양성일 경우에는 역학조사 후 방호복을 입은 보건당국 직원들이 직접 구급차로 격리시설로 이송하도록 하고 있어 판정을 받은 후에는 사실상 다른 병원을 방문해 재검사를 받을 수도 없다. 만약 결과 통보 전 자가격리 지침을 어겨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오히려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될 수 있다.

보건소에는 이 같은 근거없는 소문과 관련한 민원 전화가 하루 수십통이 걸려오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최영근 서초구 보건소장 직무대리는 "부정확하거나 확인되지 않는 내용으로 코로나19 현장에서 밤·낮 그리고 주말·연휴 없이 힘겹게 싸우고 있는 보건소 의료진과 방역 공무원을 힘들게 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며 "특히 욕설과 비속어로 비난하는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방역행정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코로나19 방역에 땀흘리는 의료진과 방역 공무원들의 사기를 꺾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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