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가족력이 있는 위암 환자의 73.7% 정도에서 위 점막에서 특정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최윤진 연세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ㆍ온정헌 분당서울대병원 종합내과 교수)은 위암 환자가 2명 이상인 직계 가족을 조사한 결과, 위 점막에서 점액을 만드는 ‘MUC4’ 유전자 변이가 위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위암은 맵고 짠 음식, 탄 음식, 흡연, 헬리코박터균 등 환경적 요인과 가족력과 같은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직계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으면 위암 위험도가 2.5~3배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가족력이 적잖은 영향을 끼치다 보니 위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를 찾아낸다면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해왔다.
연구팀은 직계 가족 내에 위암 환자가 2명 이상 있는 14가족(112명)을 찾아 위암 발생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했다. 가족 내에서 위암이 발생한 환자 19명(평균 연령 59세)과 위암이 발생하지 않은 대조군 36명(평균 연령 62세)의 혈액에서 DNA를 분리해 전장엑솜분석(whole exome sequencing)을 실시했다. 전장엑솜분석은 유전성 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진단할 때 시행하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기법이다.
그 결과 위암 환자의 73.7%에서 위 점막에 있는 MUC4 유전자에 변이가 발견됐다. 본래 MUC4는 위 점막에서 끈적이는 점액을 구성하는 단백질로, 점액은 위 점막을 보호하고 소화를 도울 뿐만 아니라 암을 방어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이 유전자가 비정상적으로 변이·발현하면서 도리어 위암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김 교수는 “MUC4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발현한다면 위를 보호하고 암도 방어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겠지만, 이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면 위암 위험도를 높이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밝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통해 위암 발생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해당 유전자 변이 여부를 간단하게 판독할 수 있게 되면 위암의 조기 진단이나 치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7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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