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분기 가계신용 통계 발표
증권사 신용공여 사상 최대 급증, 카드 사용도 회복
올 2분기 가계 빚이 26조원 더 늘며 국내 가계부채가 1,637조원까지 증가했다.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을 계기로 자산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계가 적극 '빚투(빚 내서 투자)'에 나선 영향이 컸다. 특히 증권시장의 신용공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올랐다. 1분기에는 감소하던 결제 전 카드사용 금액 등 판매신용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가계신용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637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5조9,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2분기 대비 가계신용 잔액 증가율은 5.2%를 기록했는데, 이 비율은 지난해 3분기 3.9%로 저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초 가계대출 증가율을 5% 초ㆍ중반대로 제한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처음 5%를 넘어섰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증가 현황을 보면,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 증가를 계기로 자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가계가 자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음이 드러난다. 2분기 가계대출은 23조9,000억원 늘어 지난 2017년 4분기(28조7,000억원) 이후 분기 기준으로는 2년 반만에 가장 크게 확대됐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은 14조8,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15조3,000억원)보다는 증가 수준이 소폭 둔화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전세자금 수요가 계속되고 있고, 분양물량 증가로 인해 집단대출이 늘었지만 대출규제와 정책모기지론 취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전 분기에 비해서는 소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약 9조1,000억원 늘었다. 가계의 기타대출 역시 보통은 주택거래 주변자금의 상승을 원인으로 꼽는 편이지만, 2분기에는 주식 투자를 위해 빌린 돈의 규모도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됐다. 2분기 기준 증권사의 신용공여액은 7조9,000억원 늘어났는데, 이는 사상 최대치다. 증권사가 포함된 '기타금융중개회사'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0조3,000억원을 기록해 2015년 2분기(25조4,000억원)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코로나19 충격 때문에 지난 분기 크게 감소했던 카드대금 지출도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6조1,000억원 감소했던 판매신용 잔액은 자동차 등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전 분기 대비 2조원(2.2%) 늘어난 9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