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 첫 인공지능 장기?( 8.24)
스릴러 작가 제프리 디버의 근작 '스틸 키스(2016, 한국어판 2020)의 악당은 무선 통신 원격 작동이 가능한 첨단 가전제품의 컨트롤러를 해킹하는 연쇄 살인범이다. 스마트폰으로 스위치를 켜고 끄는 등의 '편의 기능'을 갖춘 제품은 이미 대중화했다. 과열로 폭발하는 오븐, 제동장치가 마비된 승용차, 바닥이 열려 승객을 톱니바퀴 속으로 빨아들이는 에스컬레이터가 소설에선 그 편의의 이면이다.
디버는 저 사이버 손발의 끝에 폭탄이나 흉기도 달릴 수 있다는 근미래의 어둠을 보여준다. 매튜 본이 영화 '킹스맨'에서 유심카드로 인간의 신경파를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를 소개한 건 2015년이었다. 기술의 진보는 돈벌이와 관련된 것이어서 100% 안전은 무지개같은 이상일지 모른다. 경영학에는 '비용편익분석'이란 게 있다고 한다. 제품 안전 문제가 있어도, 개선하는 비용과 사후 대응 비용을 따져보라는 의미다. 군사학에선 '부수적 효과(collateral Effect)'라 부른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전자태그)란 무선 주파수로 사물ㆍ사람을 식별하는 인식 기술을 일컫는 용어다. 차량 하이패스 단말기처럼 정보 IC칩과 안테나가 한편에 있고, 수신안테나와 정보 리더기 및 호스트 컴퓨터가 다른 한편에 있어, 신원 및 정보를 확인한다. 빛 반사를 이용하는 바코드 기술과 달리 원거리 송수신이 가능하고, 전파여서 장애물 제약도 적다. 2차대전 영국 공군이 적기 식별을 위해 그 기술을 개발했고, 21세기 인류는 교통카드며 음식물 종량제 관리, 물류 관리 등에도 그 기술을 쓰게 됐다.
1998년 8월 24일, 영국 리딩대 인공두뇌학과 교수 케빈 워윅(Kevin Warwick)이 가로 23mm 세로 3mm IC칩을 자신의 팔뚝에 삽입, 집 조명과 출입문 개폐, 엘리베이터 작동 등에 활용하는 초보적인 '사이보그 라이프'를 시연하며 그 '무궁무진한 편의'의 가능성을 세상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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