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방대본 본부장 "가장 우려했던 상황"
서울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고려"
경남도, 집회 참가자 코로나 검사 의무화 행정명령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예사롭지 않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은 물론 대구와 경북, 전북, 충남, 강원지역까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관련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온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교회를 이끄는 전광훈 담임목사가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은 "서울 광복절 집회에서 접촉한 사람들도 신속히 격리해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포항에서 확진 판정 받은 뒤 도주했다 잡힌 40대 여성도 해당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도심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에는 2만명이 참가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7일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319명이다. 하루새 확진자가 70명 늘었다. 이날 발생한 국내 확진자 188명이다.
특히 서울시는 이날 오후 6시 발표를 통해 “오늘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52명이 추가됐다”며 “전날 증가폭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로써 이 교회와 관련한 집단 감염 규모는 서울 이태원 클럽(277명)을 넘어섰다. 신천지 대구교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감염자가 나온 셈이다.
통계 작성 기준 시점 이후에도 전국 곳곳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n차 전파로 이어질 경우 마치 둑이 무너지듯 방역이나 의료 대응에 한계가 올 수 있다"며 "방역당국에서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바로 통제하지 않을 경우 막대한 경제적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 역시 "신천지교회나 이태원 클럽 같은 하나의 감염원과 달리 이번 확산의 경우 전국에서 집단감염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 차단에 어려움이 많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급기야 "현재 상황은 굉장히 위중하다"고 평가한 서울시는 이날 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확진자가 209명에 달할 정도로 2차 대유행이 우려되자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검토' 를 언급했다. 이럴 경우 10명 이상 모임이나 행사가 금지되고 프로야구와 축구 등 스포츠 경기도 중지된다.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은 원격수업이나 휴업해야 한다.
더구나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방문자 4,066명 가운데 20%가 넘게 연락이 닿지 않아 '깜깜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까지 비교적 잠잠하던 인천에서도 이날 사랑제일교회에 다녀왔거나 방문자와 접촉한 13명이 코로나19에 대거 감염됐다. 경기도내 확진자는 90명에 육박한다. 경기도에선 용인 우리제일교회와 '복달임' 행사 후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양평군,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을 통한 전파가 함께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밖에서도 사랑제일교회 관련 감염 확산은 심각한 상황이다.
전북 전주와 군산에선 예배에 참석했던 30대 여성 등이 이날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경북 상주에서도 서울로 상경예배를 다녀온 여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상주에서 확진자가 나오기는 44일 만이다. 포항에선 사랑제일교회 예배 참석 후 확진판정을 받은 40대 여성이 도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신천지 집단감염 이후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였던 대구에서도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자가 나왔다. 대전ㆍ충남과 강원 춘천, 원주, 횡성, 평창에선 예배에 다녀왔거나 방문자와 접촉해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에 전국 광역자치단체는 긴급재난문자 등을 통해 "수도권 방문을 자제하고 서울 사랑제일교회 등 확진자가 나온 교회방문자는 꼭 선별진료소를 방문,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경북 울릉도와 강원 강릉, 평창 등 휴가철을 맞은 관광지에도 집단감염과 관련 있는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파악돼 비상이 걸렸다. 경북도 방역당국 관계자는 "헬기를 동원해 확진자가 울릉도 체류 기간 밀접 접촉한 수십 명을 중심으로 검체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경남도는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해 이날 오후 6시부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복궁역 및 광복절 집회 참석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화한 긴급행정명령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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