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美 '굿이어'·獨 '콘티넨탈' 선택
기아자동차가 이달 출시를 앞둔 4세대 카니발 순정 타이어(OET) 공급사를 수입 브랜드로 선택하면서, 국산 타이어 업계와 현대차그룹 간 거리가 계속해서 멀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달 18일 온라인 출시 예정인 4세대 신형 카니발 모든 트림에 '신차용 타이어(OET)'를 미국계 브랜드 '굿이어', 독일계 브랜드 '콘티넨탈' 두 곳에서 공급받는다. 18인치 규격(235/60 R18)은 굿이어, 19인치 규격(235/55 R19)은 굿이어와 콘티넨탈이 동시에 공급한다.
과거 현대차그룹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준대형 세단 그랜저 등 일부 차종에만 수입 타이어를 장착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쏘나타, K5, 쏘렌토 등 중형 볼륨모델도 수입브랜드 타이어를 채택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쏘나타는 LPG 모델을 제외한 모든 트림에서 굿이어, 미쉐린, 피렐리 등을 적용했고, K5 경우 최상위 트림에서 피렐리와 미쉐린을 택했다.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SUV인 쏘렌토도 기본형 모델은 모두 수입산 타이어를 채택했다. 여기에 이번엔 미니밴 차종인 카니발까지 수입브랜드를 채용하기로 한 것이다. 기존 3세대 카니발까지는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기본으로 장착됐다.
현대차그룹은 볼륨모델에서의 수입산 타이어 확대에 대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같은 중형 차급에도 더 크고 더 넓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타이어도 고급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브랜드를 채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수입 타이어 가격이 국산보다 20% 이상 높지만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 수입 타이어 탑재 비중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 내수용 차량 가운데 수입 타이어 장착 비중은 10% 미만이지만 앞으로 20~30%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OET로 수입차를 선택하는 차량이 판매 볼륨이 큰 모델이기 때문이다.
쏘나타는 지난해 10만대, 카니발은 6만대, 쏘렌토는 5만대 이상 팔렸다. K5는 지난해엔 약 4만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무난히 10만대를 넘길 전망이다. 쏘렌토도 올해 상반기에만 4만대 가까이 팔렸다. 카니발도 사전계약 첫 날에만 2만3006대에 달하는 계약 건수로 사전계약 기록을 새로 썼다.
이로 인해 타이어 3사는 코로나 여파 및 경쟁심화로 국내·해외 모두 실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미국 연방 정부의 한국산 타이어를 포함한 수입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국내 타이어 3사는 수입브랜드와 협력을 강화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국내에선 고배를 마시지만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의 3대 브랜드에는 SUV에 대한 OE 공급을 따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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