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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치킨게임으로 한국 몰아낸 중국, 이젠 OLED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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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치킨게임으로 한국 몰아낸 중국, 이젠 OLED 노린다

입력
2020.08.18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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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삼성 선두의 중소형 패널 시장 점유율 대폭 늘려
LG 독점 대형 패널 시장에도 대규모 투자 앞세워 진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차세대 패널로 개발 중인 QD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차세대 패널로 개발 중인 QD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저가 물량 공세로 한국 경쟁사들을 몰아낸 중국 기업들이 내처 한국이 선점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심지어 삼성전자가 차세대 제품으로 점찍은 퀀텀닷(QD) 패널 분야에도 중국업체가 발빠르게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막대한 설비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앞세운 중국의 파상 공세에 밀려 우리나라가 프리미엄 패널 시장마저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패널업체 BOE는 최근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스마트폰 화면을 주축으로 한 중소형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압도적 우위를 점해온 제품이다.

스마트폰 OLED 주요 3개사 점유율

스마트폰 OLED 주요 3개사 점유율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의 집계 결과 BOE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OLED 시장의 11.3%(출하량 기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3.9%) 대비 3배, 전년동기(5.7%) 대비 2배 수준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지난 1분기 88.3%에서 2분기 77.9%로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특히 고급 스마트폰에 주로 채용되는 플렉서블(구부릴 수 있는) OLED 패널 시장에선 BOE의 약진(1분기 8.5%→2분기 24.4%)과 삼성의 급락(81.9→63.2%)이 더욱 뚜렷이 대비된다.

업계에선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다른 나라보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딛고 회복되면서 화웨이 등 현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내수용 패널 공급량이 늘어난 점을 BOE 실적 향상의 직접적 요인으로 꼽는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V60씽큐, 벨벳)에 BOE 패널을 채택한 점도 호재였다. 일각에선 BOE의 실적이 주로 일회성 요인에 기댄 만큼 하반기엔 도로 내려갈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LCD에 이어 중소형 OLED 시장에서도 중국의 '치킨게임'이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OLED 패널이 들어간 스마트폰 수요는 연간 4억대 수준인 데 비해, 세계 패널 제조업체의 생산능력은 분기당 2억8,000만장에 달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중국업체들의 패널 품질이 낮아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향후 후발업체들의 품질과 수율(합격품 비율)이 개선된다면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은 공급자 우위에서 수요자 우위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가 장악한 대형 OLED 패널 시장에도 중국업체의 진입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중국 3위 패널업체 HKC가 내년 2월 양산 목표로 후난성 창사시에 320억위안(5조5,000억원)을 들여 TV용 OLED 패널 공장을 짓고 있고, 또 다른 대형업체 CSOT도 대형 OLED 패널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공격적 행보의 배후엔 중국 당국의 전폭적 자금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 지방정부와 국책은행이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 및 증설 단계에서 막대한 보조금을 집행하기 때문에 기업은 총 투자액의 20% 정도만 부담하면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는 QD 패널로도 뻗고 있다. BOE는 미국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가 이달 초 온라인상에서 진행한 연례 회의에서 자체 개발한 QD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선보였다. QD를 LCD를 대체할 대형 패널 소재로 선택하고 13조원대 투자 계획을 집행하고 있는 삼성과 분명한 대립각을 세운 셈이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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