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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 "형, 3점슛 시도 커리어 하이 찍어드릴게요", 허일영 "평균 2개는 넣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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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 "형, 3점슛 시도 커리어 하이 찍어드릴게요", 허일영 "평균 2개는 넣어보자"

입력
2020.08.20 07: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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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반등 위해 힘 모은 이대성과 허일영

오리온 허일영(왼쪽)과 이대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리온 제공

오리온 허일영(왼쪽)과 이대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리온 제공

“(허)일영이 형, 올해 3점슛 시도 커리어 하이 찍게 해드릴게요.”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에 새 둥지를 튼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가드 이대성(30)이 팀의 주장이자 간판 슈터인 허일영(35)에게 이렇게 약속했다. 후배의 호언장담에 허일영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래. 경기당 평균 2개는 넣어보자.”

허일영은 그간 팀의 간판 슈터로 꼽혔지만 실력을 마음껏 펼치진 못했다. 실제로 허일영의 한 시즌 개인 최다 3점슛 시도는 2018~19시즌 경기당 4.4회, 최다 3점슛 성공은 2014~15시즌 1.8개에 그쳤다. 급기야 오리온은 지난 시즌 최하위로 마감했다. 그런 허일영이 리그 정상급 가드로 평가받는 이대성을 만나 ‘장거리 슈터’로 재도약을 다짐한 것이다.

허일영은 최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진행된 본보 인터뷰에서 “그간 오리온은 가드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리그 정상급 자원인 대성이가 새로 팀에 합류했다”면서 “빅맨인 (장)재석이가 (현대모비스로) 떠났지만 (최)진수와 (이)승현이가 있고 외국인 선수도 높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9년 오리온 입단 이후 지난 시즌까지 세 번이나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성도 “운이 좋아 (현대모비스 시절) 우승을 많이 했다. 그 행운이 오리온에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팀이 다음 시즌에도 꼴찌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허일영과 이대성. KBL 제공

새 시즌을 준비하는 허일영과 이대성. KBL 제공


허일영과 이대성은 2017년 농구 대표팀에서 주장과 부주장으로 처음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그 후 3년 만에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평소에도 ‘언젠가는 꼭 한 팀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한다. 이대성은 허일영에 대해 “현대 농구에 필요한 ‘공간을 만드는 농구’를 하고 높이에 슛 능력까지 갖췄다. 리바운드 가담도 너무 좋다”면서 “다재다능한 (신장) 200㎝ 선수는 많지만 일영이 형처럼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허일영도 “대표팀 시절 다른 후배들은 내 말을 잘 안 들었는데 대성인 잘 들었다”며 웃은 뒤 “서로 많은 대화를 통해 조금씩 호흡을 맞춰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대성의 ‘배려’에도 최근 연습 경기에서 허일영의 슛 적중률이 조금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원래 시즌에 맞춰 몸을 끌어올리는 ‘슬로 스타터’라 선수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대성도 “일영이 형은 대표팀에서 동아시아대회를 준비할 때 슛이 잘 안 들어갔지만 본 대회에 들어가니 잘 들어갔다”고 떠올렸다. 정규 시즌 때 허일영의 슛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도 계속 공을 밀어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대성은 “당연하다”라고 단언했다. “마지막에 그리고 가장 중요할 때 ‘넣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선수에게 공을 줄 수밖에 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자 허일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런 날 나한테 (공을) 주면 다시 돌려줄 거야”라며 웃었다.

사실 둘은 팀 성적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부활이 필요하다. 2018~19시즌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던 이대성은 지난 시즌 중 현대모비스에서 KCC로 트레이드됐고,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엔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시즌 성적은 34경기 평균 11.7점 2.9어시스트로 직전 시즌(34경기 14.1점 3.6어시스트)보다 하락했다. 허일영 역시 햄스트링과 발목 부상 등이 겹치며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허일영이 30경기 이상 소화하지 못한 건 2013~14시즌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부쩍 밝아진 팀 분위기가 다음 시즌을 기대케 한다고 한다. 이대성은 “강을준 감독님이 항상 분위기를 밝게 끌어주신다”면서 “이대로라면 정규 시즌 코트에서도 신바람 농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긍정적인 에너지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허일영도 “우승했던 2015~16시즌처럼 ‘농구를 재미있게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다짐했다.

고양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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