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LG유플러스 등 제도 도입
조직관리 및 고객발굴 차원에서?
MZ세대 트렌드·소통 방식 배워
"실장님은 직원들에게 어떤 회식자리가 부담스럽지 않은지 고민이 많으셨어요. 옷차림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랐습니다. 하지만 토론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신입사원 A씨는 최근 삼촌뻘인 사업실 실장님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고 했다. A씨는 "리버스 멘토링은 임원과 사원이 서로 격의 없이 회사의 조직 문화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리버스 멘토링이란 기존의 멘토링과는 반대로 젊은 직원이 경영진에게 코칭하는 방식을 말한다. 1999년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이 최초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리버스 멘토링은 해외 기업들 사이에선 이미 널리 도입되고 있는 추세다. 관리자인 임원이 신입사원들을 직접 만나 이들의 소통 방식을 배우려는 취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종합무역상사에선 처음으로 지난달부터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했다. 90년대생 신입사원이 임원들의 멘토를 맡는 방식이다. 멘토링은 약 3개월 동안 임원 1명과 사원 3, 4명이 한 팀으로, 현재 임원 9명과 사원 32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팀별로 2회차 활동을 진행했는데, 이들이 멘토링에서 다룬 내용은 MBTI 성격유형 검사, 회식 등 사내문화 관련 토론, 인스타그램 활용법, 클레이(QLAY) 질문 카드를 활용한 인생관 질의응답(Q&A) 등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한 신입사원 멘토는 "MBTI 검사를 통해 나온 다양한 유형을 가지고 다양성에 대해 토론을 했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MBTI 유형에 열광하는 이유는 '좋고 나쁨'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밀레니얼세대의 소통방식에 대해 실장님께 알려드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리버스 멘토링을 시행하고 있다. 전체 직원 1만700여명 중 1980년 이후 출생자가 60%를 넘을 정도로 MZ세대(밀레니얼 Z세대) 구성원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조직내 원활한 소통과 더불어 MZ세대 고객 발굴에도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리버스 멘토링에서 하현회 부회장을 비롯해 전략, 서비스개발, 기업, 네트워크 등 전사 각 부문 임원 10명은 평균 연령 27세의 신입사원 20여명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LG유플러스 측은 "지난해 운영 결과 리버스 멘토링에 참여한 임원과 신입사원 모두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밝혀, 올해는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로 늘려 멘토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선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4월 그룹내 경영진을 대상으로 인사이드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해 진행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리버스 멘토링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목적의 명확화 △대상·주제의 단계적 확대 △멘토에 대한 존중이라는 3대 원칙을 정하고, 우리금융그룹을 대표하는 혁신문화로 안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외부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언택트 등 디지털금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완성하기 위해 임직원 간의 유연한 소통을 바탕으로 한 혁신문화 조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