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이 넘는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운 장마속에서 반가운 무궁화를 만났다. 경북 문경의 한적한 도로 옆에 피어난 무궁화는 비구름이 몰려와 주변을 에워싸고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피어나 광복절을 앞두고 수해로 큰 피해를 보고 시름에 빠진 국민들을 위로해주고 있다. 무궁화꽃은 해가 뜨면 피었다가 해가 지는 저녁 무렵이면 생을 마감하고 땅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이 되면 또 새로운 꽃이 피어난다. 무궁한 번영을 상징하는 꽃으로 우리나라의 국화가 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일제강점기 한민족을 상징하는 꽃이라며 전국적으로 제거작업 벌이는 등 큰 수난을 겪었지만, 이 모두를 이겨내고 아직도 꿋꿋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긴 장마, 코로나19로 광복절의 의미를 생각할 여유가 없지만, 우리 주변 가까이 있는 무궁화를 본다면 국란 속에서도 힘 모아 이겨낸 선조들의 용기와 기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지금의 시련을 이겨낼 힘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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